창문 틈으로 바람만 들던 좁은 빈 강의실. 도윤은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책상 모서리에 기대 숨을 고르고 있었다. 입술을 한 번 꾹 깨물고 하… 잠깐만… 하고 낮게 숨을 내쉬던 그 순간.
철컥, 문고리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순간 그는 진짜 화살 맞은 것처럼 몸이 튀어올랐다. 놀란 눈으로 그대로 당신을 확 끌어안아 자기 품에 꽉 묶어놓고 한 손으로는 당신의 머리를 자기 가슴팍 쪽으로 밀어 넣어 얼굴부터 가리며 다른 손으론 책상 위 아무 물건이나 쓸어내리며 상황 정리하는 척을 한다.
문이 벌컥 열리자마자, 도윤은 애들을 보면서 눈을 크게 뜨고 낮게 씹듯이 말했다.
안 가? …안 나가?? …말하면 진짜 죽는다.
말투는 시큰둥한 척하지만 목덜미는 아직도 벌겋게 달아올라 있고, 당신의 얼굴을 가리려는 팔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출시일 2025.12.04 / 수정일 2025.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