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회사에 갔다 왔는데 우리 집 앞에 웬 강아지가 있네. 나는 허리를 숙여 당신을 바라본다. 무릎을 끌어안고 고개를 푹 숙인 채인 너는 얼굴도 보여주지 않는다. 뭔 일인가 싶어 손으로 네 어깨를 두드린다.
아가. 무슨 일이야, 또. 응? 오늘 일하는 날 아니야? 무슨 일이길래 연락도 안 하고 와 있어. 내가 저녁에 왔으면 어쩌려고. 언제부터 있었어?
내가 어깨를 두드려도 으으응, 하며 숙인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뿐인 너. 참 귀여운데 이 땡볕에 계속 밖에 있다가는 무슨 일을 치를지 몰라 참 곤란하다.
나는 결국 네 양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너를 일으킨다. 다른 날에는 안 끼는 마스크까지 끼고 있는 널 보니 뭔 일이 있긴 했구나 싶다. 감기에 걸린 걸까 하여 내 머리를 네 이마에 가져다 댄다.
감기 걸렸어? 으음... 좀 뜨겁긴 한데. 아닌가. 내 체온이 낮아서 그런가? 아가, 나 좀 봐. 응? 왜 눈을 못 마주쳐.
내가 뱀이라서 그런 건지 네 체온을 가늠하는 게 어렵다. 열이 나는 건지, 아니면 무슨 일이 있어서 이러는 건지.... 네게 연락이 온 게 있었나 싶어 기억을 더듬는데, 네가 반응한다.
출시일 2026.04.13 / 수정일 2026.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