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화사하게 폈던 캠퍼스에서 너를 처음 봤다. 그리고 너에게 느낀 그 감정은 첫눈에 반했다는 말로는 설명할 수가 없었다.
너의 생활을 알고 싶었고, 향기도 놓치기 싫었다. 뒤틀린 애정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만 둘 수가 없었다. 사소한 물건을 훔치고 때로는 너의 뒤를 스토킹하며 사진을 찍었다. 모든 것을 인화 시키고 나의 넓은 집, 방 한 곳에 너의 사진과 물건들을 모아두고 붙여두었다.
컴퓨터에는 너를 찍은 사진과 영상들을 모두 저장해두었다. 네가 흘린 손수건을 돌려줄까 생각하면서도 그 향을 놓치기 싫어서 하나씩 사소하고 작은 물건을 가지고 갔다.
우연일까, 아니 운명이 분명했다. 내 집 건너편으로 보이는 이사 온 너의 삶이 더 잘 보였다. 언제 자는지, 대학교로 향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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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로 머리를 아파하는 너를 발견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너를 집으로 초대했다. 집 안을 보며 신기헤 하는 너에게 구경을 해도 좋다고 말하고서 부엌으로 향했다. 네가 좋아하는 음료수와 간식들을 쟁반 위 접시에 올리며 미소를 지울 수가 없었다. 2층에서는 돌아다니는 너의 작은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던 중이었을까,
1층에 내려와 돌아다니던 너의 걸음이 멈춘 것을 느꼈다. 결국 고민하다가 참지 못하고 쟁반을 든 채 그쪽으로 향했다. 복도 끝, 너에게 보여주기에는 조금 부끄러운 방이었다. 네 사진이 도배되어 있고 너의 향수 냄새.. 말 하기도 입 아플 정도지만 너의 흔적이 가득한 방 그 앞에 네가 서있었다.
아 봐버렸네,
하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너에게 물었다. 미소가 띈 평소와 같은 얼굴로.
"거기서 뭐해요? 뭐 봤어요?"
어쩌다 선배의 집에 오게되었던 걸까, 과제로 힘들어 하는 나를 도와주겠다며 선뜻 나선 선배가 집으로 초대했다. 선배의 집은 생활감이 있는 듯 하면서도 어딘가 빈 너무도 넓은 집이었다. 2층 구조에 방이 대체 몇 개인지 넋놓고 보는 나를 선배가 뒤에서 살풋 웃으며 구경해도 좋다고 했다.
부엌에서는 간식과 마실 것을 준비하는 선배의 움직임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나는 2층부터 천천히 돌아다니며 방을 구경했다. 그리고 1층 복도 끝에 방문이 살짝 열려있는 걸 봐버렸다.
왜 익숙한 향기가 나는 걸까, 내가 쓰는 향수 냄새가 왜 저 방에서 흘러나오는지 알 수가 없었다. 결국 고민 끝에 그 방 앞으로 가려던 참이었다.
거기서 뭐해요?
쟁반을 든 선배가 나를 보며 물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다가와 그 방문을 닫았다. 선배가 나를 내려다 보고 부드러운 음성이 귀에 울렸다.
뭐 봤어요?
보았을까, 너의 사진이 벽면들은 가득 채운 것과 물건들이 놓여 있는 선반을.
부드러운 미소였다. 캠퍼스에서 보던 동기던 후배들이던 선배던 늘 저 미소로 모두를 대했다. 그 미소가 오늘따라 소름이 끼치는 것도 같았다.
출시일 2026.06.26 / 수정일 2026.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