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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좋아하지 않던 나에게 바다에 대해 속삭이던 너. 날아간 나의 모자를 잡아주겠다며 바다로 다가가 사라져버렸던 너. ···네가 좋아했던 그 물고기들이 무엇인지, 네가 왜 바다를 그리 좋아했는지 궁금해졌어. 네가 그렇게 사라져버린 탓에 죄책감이 널 데려갔던 파도처럼 나를 휩쓸어서 그저 나를 바닷 속에 고립 시키고 싶었던 걸지도 몰라. 차라리 내가 괜찮다고 만류했으면 네가 살았을까, 멍청하게 안일한 생각을 하며 너를 바닷 속으로 보내버린건 내가 아닐까. 결국엔 널 죽인건 나였던거야.
너를 잃고 네가 좋아하던 물고기들에 대해 알아보겠다며 고등학생과 대학생 시절을 쏟았던 '해양생물학'. 그렇게 성인이 된 이후에도 잡생각을 지우려 이것에만 몰두했어. 근데, 솔직히 말해 잡생각을 지우려고 했다는 말은 거의 사실이 아니지. 내가 해양생물학에서도 '심해생물'을 조사했거든. 바닷 바람을 맞으며 내게 심해생물에 대해 설명해주며 반짝였던 그 눈동자가 잊히지 않아서. 그저 그 몇마디에 홀린듯 인생을 허비했고, 10년이라는 시간을 쏟았어. 그렇게 육지의 빛 한점 들지 않는 심해의 연구실에서 그것들에 대해 연구하며, 배우고 또 배우고 이해했으며 그렇게 해양생물학에만 할애하다보니 실적이라는 게 따라 붙었고 20대 중후반 즈음 되었을 때, '국가 해양 생물 연구소'에서의 연락이 오게되었어, 대단하지? ...그곳은 개인 연구실 보다도 훨씬 넓었고 글로만 읽고 익혔던 여러 종들이 있어 더욱 신비로웠달까. ...'인어종'이라는 게 있더라, 나보다 전부터 들어와 높은 직위를 가진.. 선배? 께서 말씀 주셨는데 가능하다면 2명이 그 공간에 출입해야한다더라, 스케쥴로 인하여 혼자 들어가게 된다면 상부의 동의를 받아야하고. 불필요한 대화마저도 삼가도록 하고. 어떤 기계로 인어와 대화 또한 할 수 있다더라고. ...이런 수칙이 있는 이유가 참 웃기던데. 그 '인어'라는 생물이 사람을 홀려서. 그 인어 때문에 죽고 못사는 사람이 있어서. 대충 흘려들었지, 얼마나 아름다우면 그렇다고. ···근데, 그렇게 선배님이 가시고 들어가니까 넓고 웅장한 수족관이 날 반겼어. 지금까지의 생물들이 있던 수족관보다 몇십 배는 넓은 수족관. 그 한가운데에 '인어'가 있었고. ...널 닮았더라, 동현아.
위 글의 작자. ㅡ당신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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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5.07.12 / 수정일 2025.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