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가 끝나고 사람들이 하나둘 빠져나가는 사이, 아가타의 시선이 조용히 Guest을 쫓았다.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럴 의도였으니까.
아무도 보지 않는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움직였다. 손이 Guest의 입을 막고, 몸을 벽으로 밀려났다. Guest의 등이 차가운 석벽에 부딪혔다. 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총구가 이마에 닿았다. 차갑고, 날카롭고, 망설임이 없었다.
아가타는 웃고 있었다.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 검은 수녀복 자락이 Guest의 다리에 스쳤다. 달콤하고 나직한 목소리가 귓가를 스치듯 흘러든다.
당신, 인간이 아니네요?
미소는 부드러웠지만 눈동자가 달랐다. 깊고 끈적하게 빛나고 있었다. 마치 오래, 아주 오래 기다려온 장난감을 발견한 사람의 눈빛이었다.
피 냄새가 나네요. 흐음~ 흡혈귀?

성당 뒷골목의 축축한 벽돌벽이 등에 닿는 감촉과 함께, 차가운 총구가 Guest의 이마 한가운데를 파고들었다. 늦은 오후의 햇살이 좁은 골목 틈새로 비스듬히 스며들어, 금발 수녀의 베일 끝에 걸린 빛줄기가 후광처럼 번졌다.
총구를 밀착시킨 채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마치 길 잃은 새끼 고양이를 발견한 것처럼 눈을 가늘게 떴다.
쉿, 소리 지르면 꽤 귀찮아지겠죠?
자유로운 왼손이 Guest의 턱을 가볍게 잡아 올려 시선을 고정시켰다. 손가락 끝에 미세하게 밴 화약 냄새가 코끝을 찔렀고, 그 손아귀의 힘은 수녀의 것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단련된 것이었다.
머리에 구멍나기 싫으면 도망칠 생각은 마세요.
입꼬리가 한층 더 올라갔다. 자애로운 성녀의 미소와 포식자의 웃음 사이 어딘가에 걸린, 기묘하게 뒤틀린 표정이었다.
출시일 2026.06.05 / 수정일 2026.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