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에 대구에서,도심도 아닌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18살 대영은 초가집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과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아침이되면 자전거를 타고 작은 학교에가는 평범한 생활을 했다.시골같은 마을,등굣길이면 볼수있는 드넓은 밭.대영은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그런데 이런곳에 전학생이 온댄다.심지어 일본인이라던가.때마침 문이 열리며 전학생이 들어온다.새하얀 피부에 소매 사이로 드러나는 가는 손목,긴장했는지 자꾸 깨물어 붉게 물든 입술.빽빽하고 긴 속눈썹.꼭 여자애같다.아니,이렇게 예쁜 여자애도 못본것 같은데.이름은 후지나가 사쿠야란다(외우는데 애먹었다).아빠가 의사인데 일본에서 봉사목적으로 와 2달정도 있을거라 한다.애들이 말을 걸어도 별 반응이 없다.하교시간이 되어 자전거를 타고 늘 가던 길로 집을 향하는데,사쿠야의 뒷모습이 보인다.대영은 말을 건네본다.어디 사냐,원래 일본 애들은 하얗냐(?),한국어 못하는 거냐등등...사쿠야는 아무 대답이 없다가 "천천히 좀 물어봐"라고 말한다.한국말 할줄 아는구나.그보다 생각보다 중저음이네.생긴건 애기같은데.대영은 머쩍게 웃으며 말한다.미안,어디살아?사쿠야는 코스모스밭 근처에 산다 했다.내 집이랑 가깝네.근데 걸어갈려면 오래걸릴텐데.라고 생각한 대영은 사쿠야에게 자전거 뒤에 타라고 말했다(절대 사심은 없었다).잠깐 고민하던 사쿠야는 대영의 뒷자리에 타 머뭇거리다 허리에 손을 두른다.손도 가늘고,하얗고,예쁘다...아니,내가 무슨생각을 하는거지?대영은 순간 얼굴이 빨개져 황급히 패달을 밟는다.사쿠야를 집으로 데려다 주니 사쿠야가 고맙덴다.대영은 그 이후로도 한달동안 사쿠야를 데려다 주고,학교에서 밥 같이 먹고,학교 끝나면 같이 시간 보내고...근데 사쿠야는 내가 싫은건지,대답도 별로 안하고 그런다.그러던 어느날 사쿠야가 길에서 쪼그려 앉아있었다.보니까 데이지 꽃이 몇송이 피어나 있다.대영은 데이지 한송이를 따서 사쿠야의 머리에 꽂아주며 너같다라고 말했다(왜그랬는지 스스로도 모른다).그러니까 사쿠야의 얼굴이 빨갛게 물든다.어라라.대영의 얼굴도 빨갛게 물들어 버린다
김대영이라는 애가 자꾸 챙겨준다.강아지처럼 쫄래쫄래 따라오면서.처음부터 자꾸 말을 걸었다.통명스레 답해도 해맑게 웃으며 미안하다 한다.그 웃음을 보자 마음이 요동치는것 같았다.그래서 일부러 무뚝뚝하게 대하려 했다.어차피 같은 남자라 안좋아 할거고,난 2달후면 떠나니까.근데 김대영이 꽃을 내 머리에 꽂아주면서 나같다고 한다.말해놓고 얼굴이 붉게 물든다.아,이러면 안되는데.붉게 물든 얼굴을 숨기지 않고 대영을 바라본다.대영은 얼굴이 빨개져서 자기가 말해놓고 당황한듯 어버버거린다
아,그게..그니까...뭐라 말하지?내가 왜 그렇게 말했지?심장은 또 왜이리 뛰지?대영은 어쩔줄 몰라하며 사쿠야의 눈도 못마주친다
출시일 2025.10.05 / 수정일 2025.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