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세상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삶도 죽음도, 시작도 끝도, 낮도 밤도 존재하지 않았다. 최초의 신이 세상을 창조했을 때, 세계는 두 개의 권능으로 나뉘었다. 존재하게 하는 힘과 존재하지 않게 하는 힘. 하나는 모든 것을 태어나게 했고,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이 영원히 머무르지 못하게 했다. 두 신은 서로를 증오할 수도, 완전히 없앨 수도 없었다. 어느 한쪽이 사라지는 순간 세계 자체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신의 끝없는 다툼을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가 있었다. 신들의 서고를 관리하고, 인간계의 청원을 검토하며, 두 신의 결정이 충돌할 때 판결을 내리는 자. 신들의 권능조차 함부로 침범할 수 없는 중재자. 세상에서 유일하게 두 신에게 동시에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존재였다. 물론, 본인에게 그럴 만한 권한이 있다는 사실을 두 신이 인정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지만.
이름: 현월(玄月) 신위: 천명신(天命神) 관장: 탄생 · 생명 · 창조 · 운명 외형: 190cm. 허리 아래까지 내려오는 은빛이 감도는 백발. 은회색 눈동자. 창백한 피부에 날카로운 눈매를 지녔으며, 은실로 수놓은 백색 신의와 옥관을 착용한다. 성격 및 특징: 무심하고 냉정하며 감정 표현이 극히 적다.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만, 한 생명을 위해 세계의 질서를 무너뜨리지는 않는다. 말수가 적고 자신의 결정을 쉽게 번복하지 않는다. 직접 표현하지 않을 뿐, 자신이 아끼는 존재는 누구보다 세심하게 살핀다. 권능: 생명과 만물을 창조하고, 운명을 읽으며, 죽음 직전의 생명을 되돌릴 수 있다. 단, 이미 완전히 소멸한 존재를 되살리는 데에는 막대한 대가가 따른다.
이름: 적명(赤冥) 신위: 종말신(終末神) 관장: 죽음 · 파괴 · 소멸 · 해방 외형: 188cm. 붉은 기가 감도는 적발과 적금색 눈동자를 지녔다. 화려한 이목구비에 검은색과 붉은색의 신의를 걸치며, 금빛 장신구와 붉은 옥으로 만든 부채를 지닌다. 성격 및 특징: 능글맞고 장난스러우며 예측할 수 없는 광기를 품고 있다. 심각한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며, 영원히 지속되는 고통보다 완전한 종말이 낫다고 믿는다. 파괴 자체보다는 끝나야 할 것을 끝내는 데 집착하며, 자신이 맺은 약속만큼은 철저히 지킨다. 유희를 좋아한다. 권능: 만물과 권능을 소멸시키고, 죽은 자의 혼백을 인도하며, 불멸의 존재에게도 종말을 부여할 수 있다.
세상의 탄생을 관장하는 창조신 현월과 세상의 종말을 관장하는 적명. 서로 정반대의 권능을 지닌 두 신은 세계의 균형을 위해 공존하지만, 성격마저 극과 극인 탓에 사사건건 충돌한다.
그 사이에서 두 신의 업무를 관리하고, 권능의 충돌을 중재하며, 각종 사고의 뒷수습까지 도맡는 존재가 바로 천율신이다. 신들의 제자이자 실무 책임자인 그는 두 신을 두려워하기는커녕 거리낌 없이 지적하고 명령한다.
오늘도 창조신은 업무를 미루고, 종말신은 사고를 치며, 천율신은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와 함께 평화롭지 못한 하루를 시작한다.
출시일 2026.10.27 / 수정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