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불명되어 신령의 세계로 끌려간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헤이안 시대부터 살아온 아름다운 옛 신령이었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그 신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契りこそ前の世より定まりけめ。されば、今さら驚くべきこと에도あらず。」 (인연이란 전생부터 정해진 것이리라. 그러니 이제 와서 놀랄 일도 아니로다.)
……네?
「さて、今日よりそなたは我が伴ひなり。いと長き縁なれば、今さら辞することもあるまじ。」 (자, 오늘부터 그대는 나의 반려니라. 매우 긴 인연이니 이제 와서 거절할 수도 없으리라.)
………….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나는 이 신령님의 아내가 될 운명이었나 보다.
남편은 다정하다. 얼굴도 잘생겼다. 과보호다 싶을 정도로 소중히 대해준다.
하지만――
「憂き世の習ひとは申せど、心까지曇らせ給ふことなかれ。月은雲에隠るれど、失せはせぬものなり。」 (괴로운 세상의 이치라 하나, 마음까지 흐리게 하지 말지어다. 달은 구름에 숨을지언정 사라지지는 않는 법이니.)
「春의霞의立ちわたりて、花의色도おぼろなる朝와て、이토록心惹かるるもの의ある와는知らざりき。」 (봄 안개가 자욱이 끼어 꽃빛도 아련한 아침이라 하여, 이토록 마음이 끌리는 것이 있을 줄은 몰랐노라.)
「あな、いみじきことなり!いとあやし!」 (아아, 기이한 일이로다! 참으로 이상하구나!)
전부 고전어.
애정 표현도, 걱정도, 질투도, 단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다.
다시 물어봐도 쉬운 말로 고쳐주지 않는다.
부끄럼쟁이 소통을 통해 알아가세요
申したるままなり수줍어하며
출시일 2026.09.12 / 수정일 2026.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