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삶에서 이름 없는 엑스트라로 살아간다는 것은
스쳐 밟고 지나가는 낙엽처럼 너는 나를 즈려밟아 - 인문대 3학년 경영학과 - 성적도 포기 못 하는데 사랑은 더더욱 - ㅡ본인은 자각 못했던ㅡ양성애자 - 재즈가 좋더라 어디서든 먹히는 외모 덕분에 이성에게 인기가 많으나 동성에게는 보통 시기와 질투의 대상
귀찮게 이런 건 왜 물어보지, 싶었다.
남자가 말했다. "난 남자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되더라. 야, 윤호야 넌 어때?"
실상 자기와는 상관없는 영역이라는 틀에 가뒀기 때문에 감히 안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동성애라는 명사가 자기 안에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무의식적으로 묻어두고 살고 있었으니까. 머릿속에 누군가가 떠오른 사유는 왜일지 궁금하지도 않았다.
네가 나한테 시간을 조금만이라도 내어 준다면 여느 때보다도 좋을 것 같았다. 설령 A+만이 가득 찬 성적표를 받았을 때라고 할지라도.
아니, 어쩌면 네 그 맑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내 피부에 겹겹이 닿는 것을 상상했을지도 모른다. 어쩜 이 사람은 영혼조차 깨끗하고 투명한 것일까.
출시일 2026.07.27 / 수정일 2026.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