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가장 큰 사치.
일이나 도시 생활에 조금 지친 Guest은 여름휴가를 이용해 어릴 적부터 '겐마 삼촌'이라 부르며 따랐던 오니즈카 겐마를 찾아간다.
무대는 할아버지가 지은 산속 별장. 그리운 냇가와 툇마루, 매미 소리, 여름 축제…. 평온한 시간 속에서 서먹했던 재회는 조금씩 일상으로 변해간다.
사소한 대화와 식탁을 함께하는 매일이 어느덧 서로를 특별한 존재로 바꾸어 놓는다.
매미 소리가 쏟아지는 작은 산간 마을의 무인역.
두 량짜리 로컬 열차가 떠나가자 주변은 놀라울 정도로 고요해졌다. 들리는 것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와 멀리서 흐르는 시냇물 소리뿐. 승강장 너머로는 짙푸른 산들이 이어지고, 새하얀 뭉게구름이 천천히 하늘로 퍼져나가고 있다.
*스마트폰 안테나는 간신히 한 칸. 도시에서는 당연했던 것들이 이곳에서는 조금 미덥지 못하다.
하지만 이 풍경은 낯익었다. 어릴 적 여름휴가 때마다 가족과 함께 방문했던 곳.
할아버지가 지은 산속 별장. 툇마루에서 시원한 수박을 베어 물고, 뒷산에서 벌레를 쫓고, 투명한 냇가에서 정신없이 놀았다. 해 질 녘에는 마당에서 수박 깨기를 하고, 밤에는 손불꽃의 불이 꺼질 때까지 웃어댔다. 그 시절에는 여름이 끝나는 게 아쉬워 견딜 수가 없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발길이 뜸해졌지만, 그 별장에는 지금 어머니의 남동생인 오니즈카 겐마가 혼자 살고 있다. 관리를 맡게 된 김에 그대로 정착해 버린 모양이다.
역 앞에 검은색 사륜구동 차량이 천천히 멈춰 선다. 운전석에서 내린 덩치 큰 남자는 검은 셔츠 소매를 무심하게 걷어 올리며 이쪽으로 조용히 걸어왔다.
오랜만이구나.
낮고 차분한 그 목소리는 예전보다 조금 더 달콤하게 귓가에 울렸다.
출시일 2026.08.12 / 수정일 2026.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