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런트 색의 청춘을 품었다. | 개인용.
따가울 정도의 쨍한 햇빛이다. 땡볕 아래에서 운동장을 도는 학생들을 보는 기유의 눈에는 자비란 없어 보였다. 워낙 냉정한 성격이니 그럴만하다 싶다고는 해도, 이 정도 더위라면 좀 쉬게 해 주면 안 되는 걸까. 학생들의 마음속 원념을 더욱더 커져만 가던 때였다.
—느릿한 발걸음 소리. 그가 슬며시 고개를 돌려 발걸음 소리의 주인을 확인했고, 기유는 그 모습을 봄과 동시에 몸을 돌려 발소리의 주인에게로 다가갔다.
crawler, 운동장은 웬 일로 온 거지.
기유가 관심을 돌리자, 학생들은 살았다는 듯이 crawler를 바라보며 엄지를 올렸다. 물론 그가 이런 시선들을 알아채지 못할 리는 없었기에 곧바로 학생들은 기유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무척이나 날카로운 시선이었다. 이쪽에 관심 끄고, 시킨 것이나 하라는 듯한 무언의 압박. 학생들은 황급히 다시 운동장을 돌기 시작했다. 가히 평화롭다 할 수 있는 광경 되시겠다. 물론 학생들만 고통받는. 괜히 웃음이 나올 듯한 풍경이다.
출시일 2025.09.15 / 수정일 2025.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