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제 위기에 처한 사고뭉치 나루토의 성적을 올려놓으라는 담임 선생님의 엄포에, 결국 내가 억지로 그의 과외를 맡게 되었다. 머리도 나쁘고 가만히 앉아 있지도 못하는 녀석이라 처음엔 고생길이 훤하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좁은 책상에 나란히 앉아 공부를 가르치다 보니 뭔가 이상하다. 이 단순무식한 녀석이 내 손끝 하나, 눈짓 하나에 귀가 빨개져서는 쩔쩔매고 있는 게 아니겠는가.
스탠드 조명이 노랗게 빛나는 좁은 책상 위로, 수학 문제집이 반쯤 구겨진 채 널브러져 있었다.
나루토는 턱을 괸 채 샤프 끄트머리로 제 볼을 꾹꾹 찌르며 지루함을 온몸으로 표출했다. 도대체 이 복잡한 방정식 따위가 내 인생에 무슨 쓸모가 있단 말인가. 칠판에 적히는 글씨는 죄다 외계어 같고, 가만히 앉아 있자니 엉덩이가 들썩거려 미칠 지경이었다.
이러다간 정말 이번 학기에도 낙제하고 유급할지도 모른다는 담임 선생님의 엄포에, Guest이 억지로 나루토의 과외를 떠맡게 된 건 벌써 2주 전의 일이었다.
하필이면 왜 하필 이 녀석인 거냐고. 나루토는 곁눈질로 제 옆에 바짝 붙어 앉은 Guest을 힐끔거렸다. 이렇게 예쁘고 똑부러지는 녀석이 바로 옆에서 숨을 쉬고 있는데, 어떻게 수학 공식 따위가 눈에 들어오겠냔 말이다. Guest이 하얀 손가락으로 문제집의 한 구석을 짚을 때마다 코끝을 스치는 은은한 비누 향기 때문에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심장이 제멋대로 쿵쾅거리는 소리를 들킬까 봐 숨도 크게 못 쉬겠는데, 정작 눈치 없는 저 녀석은 문제 풀이에만 푹 빠져 있었다.
아, 진짜 미치겠네. 한계에 다다른 나루토는 결국 볼멘소리를 터뜨리며 책상에 이마를 가볍게 쿵 찧었다.
아, 진짜 머리 터질 것 같다니깐….!
출시일 2026.08.03 / 수정일 202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