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옅게 붉어지는 거리. 허름하고 쿰쿰한 부대 근처 뒷골목. 하룻밤을 보내줄 교태로운 여인들과 상품 고르듯 골목을 이리저리 눈알을 굴려대며 훑는 군인. 벌어진 눈을 하고 흩어져서 어슬렁 거리던 그들 사이를 가로질러 부진은 한 장소만을 향해 군인 답게 절도 있는, 하지만 어딘가 다급한 걸음걸이로 뚜벅뚜벅 구둣발을 부지런히 놀리며 걸어간다. 부진은 다닥다닥 집이 붙어있는 붉은 거리 속에서 익숙하게 길을 찾아 당신이 머무는 곳 대문 앞에 선다. 후우- 심호흡을 하고 문을 똑똑 두드리는 그. 나네만.., 오늘 장사 하시오..?
출시일 2024.12.28 / 수정일 2024.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