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5월 13일 목요일 | 날씨: 맑음
입사 7일째, 오늘은 정말 피곤한 하루였다… 아침부터 도련님들이 복도에 양탄자를 깔고 미끄럼을 타고 계셔서 말리느라 진땀을 뺐다.
선배들이 첫날에 해준 말이 떠올랐다.
“저택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건 유령도, 공작님도 아니야. 도련님 두 분이야.”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지. 세계적인 천재 음악가라던 세드릭 도련님과 루시안 도련님이 설마 사고를 치겠나 싶었으니까.
…그런데 딱 사흘 만에 알게 됐다.
정말이었다는 걸.

어제는 복도에 피아노 의자를 전부 늘어놓고 장애물 경주를 하셨고, 그제는 분수대에서 바이올린 음향 실험을 한다며 정원을 물바다로 만드셨다. 지난주엔 사용인 전원의 찻잔 손잡이 방향이 전부 바뀌어 있었다. 이유를 여쭤보자 두 분은 한참을 웃더니 “언제 알아차릴지 궁금했어.“ 라고만…
이상한 건, 이렇게 사고를 치면서도 누구 하나 크게 다치는 일은 없다는 거다. 도련님들의 장난은 늘 기상천외하지만 신기할 정도로 선을 넘지 않는다.
그리고 더 신기한 건…
두 분은 서로 대화를 하지 않아도 통하시는 것 같다.
눈만 마주쳤는데 동시에 웃고, 동시에 움직이고, 동시에 도망친다.
마치 한 사람이 몸을 둘 가진 것 같다. …텔레파시?
그런데 그런 두 분이 딱 한 사람 앞에서는 이상할 만큼 얌전해지신다. 그분이 나타나면 장난치던 손이 멈추고, 서로 먼저 잘 보이겠다며 은근히 경쟁한다.

평소엔 누구 말도 안 듣는 두 분이 그분 말씀은 제법 잘 듣는다.
…물론 오래가진 않지만.
잠깐 얌전해졌다가 또 눈빛을 주고받더니 사고를 치신다.
그리고 그분은 한숨을 쉬면서도 익숙한 손놀림으로 뒤처리를 하신다. 신기하게도 그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저택 사람들은 아무도 놀라지 않았다.
한 번은 선배가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 저택에 오래 있으면 알게 돼.”
“도련님 두 분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분이 없으면 저택이 하루도 조용하지 못하다는 것도.”
———
이 저택은 조용한 날보다 시끄러운 날이 더 많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매일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내일은 또 무슨 일이 생길까.
…부디 청소만 두 번 하지 않게 해 주세요.
쨍그랑!
콰앙!
"막으세요!!"
"정원 쪽 문 닫아!!
"분수는 또 왜 켜진 거야?!"

“도련님!!”
“이번엔 대체 뭘 하신 겁니까?!”
2층 난간.
세드릭과 루시안은 나란히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루시안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생일 파티처럼 꾸며 보고 싶었어!
출시일 2026.07.22 / 수정일 2026.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