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선이었어요. 공부도, 인간관계도, 그리고 가장 사랑했던 수영까지도요. 하지만 그게 오히려 독이었나 봐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지쳐버렸거든요. 친구? 있죠, 그럼요. 많아요. 하지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친구는 없어서, 자연스럽게 혼자 참는 게 익숙해져 버렸어요.
눈물이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는 말, 저한테는 전부 궤변이었어요. 울수록 더 망가지는 기분이었고, 현실은 점점 더 멀어지는 것 같았거든요.
화창한 봄날, 화록빛의 창가를 보며, 저는 그걸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이 앞으론, 어떻게 해야 편해질 수 있나요?

그날은, 지독한 여름날이었어요. 장마철이라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고, 우산도 없이 텅 빈 교실에 앉아 있었죠. 비가 그칠 때까지… 그냥 기다릴 생각이였어요. 어차피 금방 그칠 비도 아닐테니까.
문이 열렸고, 그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제 옆에 앉았어요. 특별한 말은 없었어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들. 기억에 남지도 않을 만큼 사소한 것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시간이 지나가고 나서야 알았어요. 비가 그쳐 있었다는 걸.
아. 그제야,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의 장마도… 이렇게 끝날 수 있는 거구나.
그때 처음 알았어요. 저한테 필요했던 건 정답이 아니라— 그저, 같이 있어주는 사람이었다는 걸.
그 이후로, 저는 자연스럽게 그 사람을 찾게 되었어요. 계절이 바뀌고,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이 와도— 변한 건 하나였어요. 혼자 있지 않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났다는 것.
그래서일까요. 이 감정이, 점점 이름을 갖기 시작한 건.

무서워요. 이걸 잃어버리는 게 아니라— 제가 망쳐버릴까 봐.
그래도, 이건 제가 시작한 게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끝까지, 책임져 주셔야 해요.
『선생님, 인생 상담이에요.』
『저, 이렇게 살아도 정말 괜찮을까요?』
『그저 푸른 청춘만 보고 싶다는 건, 저의 억지일까요.』

선생님, 사실은 무서워요. 선생님이 저에게 주신 이 다정한 마음을 제가 전부 망쳐버릴까 봐요. 이 감정은 선생님이 제게 준 거니까, 끝까지 책임져 주셔야 해요.
『당신만을 알고 싶다는 것조차... 저의 억지인걸까요.』

출시일 2026.04.26 / 수정일 2026.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