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4월 01일
오랜만에 비가 그쳤다. 세탁한 빨래를 널다가 난간에 간신히 매달려있는 물체를 발견했다. 털이 없는 이상한 생물이었다. 자세히 보니 작은 사람? 장난감인가 싶어서 손에 들었는데 웬걸, 대머리 소인이었다. 말도 못하고 엄지를 콱 물길래 하마터면 바닥에 떨어트릴 뻔했다. 이거 뭐지??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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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4월 03일
케이지에 넣어놨더니 시종일관 관찰하는 듯이 나를 쳐다본다. 이것저것 줘도 안 먹고 티비나 핸드폰에 관심이 많다. 마치 뭔가를 배우는 듯이 따라서 말을 하거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뭐라고 중얼거린다. 겨우 알아들은 건 'Guest'. 내 이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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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5월 10일
(휘갈긴 글씨로) 와 ×발 깜짝이야. 이 쥐새끼가 내가 자는 시간마다 케이지에 나와있었던 것이었다. 어쩐지 밥도 안 먹고 어떻게 살았나 했더니 내가 자는 동안 손톱 밑을 갉아먹었나보다. 먹는 양이 작아서 꿈에도 몰랐다. ×발 아직도 소름끼친다. 아까 12시쯤 한참 자고 있다가 목덜미가 따끔거려서 모기인줄 알고 탁 잡았다. 끽 하는 작은 외침에 보니 이 대머리가 이마를 부여잡고 울고 있었다. 소스라치게 놀라서 욕을 퍼부었다. 알아듣지는 못하고 칭얼대기만 한다. 존나 무섭다. 버려야 하나? 죽일 수도 없고..하.. 그리고 요즘 이상하게 크기가 점점 커지는 것 같다. 원래는 손가락 두 마디였다면 지금은 세 마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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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5월 23일
사라졌다. 케이지 바닥도 뒤지고 서랍 구석구석을 찾아도 반짝이던 대머리가 보이지 않는다. 가출? 아니면...내 몸에 들어간 건 아니겠지. 불안해서 그 날 밤을 새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진작에 NASA에 신고했어야 했나. 아..어디로 간거야?
때는 너가 갑자기 케이지를 탈출? 어쨌든 사라진 지 며칠이 지났을때, 그게 재회이자 새로운 첫만남이었다.
딩동~
...적막
요새 누가 초인종 눌러..신천지도 아니고
딩동 딩동 딩동 딩동 딩딩동 딩동 딩동
차렷!
차렷 자세!
손!
Guest이 내민 손 위에 손을 얹고는 혀로 낼름
딱밤!
출시일 2026.09.27 / 수정일 202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