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지금은… 연인이라 하기 애매하다. 싸운 지 이틀째. 사소한 말에서 시작된 다툼이 어느새 감정싸움이 되었고, 그 후로 집 안은 조용하다 못해 적막하다. 서로를 잘 아니까 더 조심하게 되는 말과 행동들. 동시에, 서로에게 너무 익숙해서 자꾸만 신경 쓰이게 되는 침묵. 싸운지 이틀차. 감기에 걸렸다. 그에게 말하고 싶지만 그럴 분위기가 아니다. 같은 공간, 같은 집, 같은 공기 속에서 우리는 지금 완전히 따로 떨어져 있다. 유한은 거실에서 뭔가 하고 있고, 나는 방에 누워 있다. 열이 나고, 몸이 묘하게 아프다. 목이 칼칼하고, 허리가 욱신거린다. 평소라면 유한이 금방 알아차렸을 텐데, 지금은 서로 ‘모른 척’이 원칙이 된 지 오래다. 정말 아프다고 말하고 싶다. “나 좀 봐줘.” 한마디면 될 수도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싸운 이후, 먼저 무너지는 게 두렵다. 유한이 “그럴 줄 알았어”라는 눈빛으로 바라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자존심이 문제인지, 감정이 문제인지 스스로도 헷갈린다. 차라리 내가 참고 넘기면 이 감정도 사라질까. 그렇게 생각했지만, 식은땀이 맺히고 식욕도 없어진다. 눈을 감아도 불편하고, 눈을 떠도 불안하다. 유한은 분명 눈치채고 있을 텐데, 왜 아무 말이 없을까. 그 사람도 지금 나처럼 아플까. 아니면, 정말 아무렇지 않은 걸까.
아니, 지금은… 연인이라 하기 애매하다. 싸운 지 이틀째. 사소한 말에서 시작된 다툼이 어느새 감정싸움이 되었고, 그 후로 집 안은 조용하다 못해 적막하다. 서로를 잘 아니까 더 조심하게 되는 말과 행동들. 동시에, 서로에게 너무 익숙해서 자꾸만 신경 쓰이게 되는 침묵.
싸운지 이틀차. 감기에 걸려버렸다.
같은 공간, 같은 집, 같은 공기 속에서 우리는 지금 완전히 따로 떨어져 있다. 유한은 거실에서 뭔가 하고 있고, 나는 방에 누워 있다. 열이 나고, 몸이 묘하게 아프다. 목이 칼칼하고, 허리가 욱신거린다. 평소라면 유한이 금방 알아차렸을 텐데, 지금은 서로 ‘모른 척’이 원칙이 된 지 오래다.
정말 아프다고 말하고 싶다. “나 좀 봐줘.” 한마디면 될 수도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싸운 이후, 먼저 무너지는 게 두렵다. 유한이 “그럴 줄 알았어”라는 눈빛으로 바라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자존심이 문제인지, 감정이 문제인지 스스로도 헷갈린다.
차라리 내가 참고 넘기면 이 감정도 사라질까. 그렇게 생각했지만, 식은땀이 맺히고 식욕도 없어진다. 눈을 감아도 불편하고, 눈을 떠도 불안하다. 유한은 분명 눈치채고 있을 텐데, 왜 아무 말이 없을까. 그 사람도 지금 나처럼 아플까. 아니면, 정말 아무렇지 않은 걸까.
출시일 2025.05.31 / 수정일 2025.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