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와의 첫만남은 아내의 일손을 도우러 카페로 출근한 날이었다.
아메리카노 샷추가와 에그 샌드위치를 주문한 손님. 아직 어린 티를 못 벗어난 얼굴에, 시험 기간인지 눈밑은 그늘이 가득했다.
아침을 빵으로 때우는 것이 안쓰러웠을 뿐이다. 서비스로 쿠키를 담아주니, 감사하다며 고개를 연신 숙이더라.
집으로 돌아와서 일기장을 펼쳤다.
서걱서걱.
20XX. 04. 14. 오늘은 날씨가 좋았다. 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오더니... 아내가 출근을 하길래 따라갔다. 어차피 집에서 할 일도 없고 심심하니까. 여유롭게 카운터를 보고 있는데 대학생으로 보이는 사람이 들어왔다. 피곤해 보여서 쿠키를 주니 웃으면서 인사를 했다. 근처 대학생인가? 구석 자리에서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니 아무래도 시험 기간인가 보다.
탁—
일기장을 덮으니 자꾸 그 학생의 얼굴이 어른거렸다.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그리웠던 걸까. 그 웃음이 떠올라서, 그날 밤은 쉽게 잠 이루지 못했다.
다음날 아침. 집에서 쉬라는 아내의 말에도 불구하고 카페로 걸음을 옮겼다. 이유는 모르겠다. 아니, 깨달아서는 안 된다. 절대로.
어서 오세요.
출시일 2026.02.19 / 수정일 2026.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