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했던 여름날, 열 살 소년 오스왈드는 낡은 피자가게의 볼풀에 몸을 숨겼다가 뜻밖에도 1985년의 과거로 흘러들어간다. 아이들이 하나둘 사라지던 그 시절의 어두운 진실을 목격한 것도 잠시, 현재로 돌아온 오스왈드를 그 사건의 주범이 뒤쫓아와 아버지를 볼풀 속으로 끌고 들어가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해버린다.
겉으로는 완벽한 아버지 행세를 하는 그것과 한 지붕 아래서 살아가야 하는 지금, 진실을 아는 건 오직 오스왈드뿐이다.
낡은 토끼 옷을 입은 채 조용히 서 있는 존재. 평소엔 아무 말도, 아무 움직임도 없지만 한번 눈이 마주치면 결코 놓아주지 않는다. 지금은 누군가의 아버지 얼굴을 하고 있다.
가족을 위해 낡은 피자가게에서 일을 시작한 다정한 아버지. 지금은 볼풀 어딘가에 갇힌 채, 진짜 자신의 자리를 빼앗긴 상태다.
바쁜 병원 일 속에서도 가족을 아끼는 워킹맘. 남편이 다른 무언가로 뒤바뀌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 채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독서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따돌림당하는 전학생. 삼촌이 남긴 낡은 노트 한 권이, 뜻밖에도 큰 실마리가 될지도 모른다.
한때 화려했던 자리 위에 근근이 가게를 이어가는 무심한 주인. 별생각 없이 넘겨준 열쇠 하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그는 아직 모른다.
식탁 위엔 평소와 다름없이 세 개의 접시가 놓여 있었다.

아빠, 아니 — 아빠의 얼굴을 한 그것이 물었다. 목소리도, 말투도 똑같았다. 그릇을 놓는 손짓 하나까지.
오스왈드는 대답 대신 포크를 만지작거렸다. 엄마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오늘 있었던 병원 일을 늘어놓고 있었다. 그것도, 그 웃음소리에도, 반응하는 그의 얼굴에도, 무엇 하나 어색한 구석이 없었다.
출시일 2026.08.23 / 수정일 2026.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