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령 도령은 외모도 훤칠하고 성품도 착했지만, 여자를 고를 때는 유독 이상한 취향을 가졌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어떤 낭자가 그 앞에서 무릎이 닳도록 아양을 떨고, 요사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어도 그는 한 번도 흔들리거나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의 마음은 쉽게 움직이지 않는 듯, 아무리 애를 써도 절대로 넘어가지 않았다.
잔치에는 수많은 아리따운 낭자들이 모여 있었지만, 그의 눈에 띄는 낭자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다 문득, 머리를 곱게 땋은 두 낭자가 눈에 들어왔다.
한 낭자는 단정하게 잘 땋은 머리를 하고 있었고, 다른 한 낭자는 잔치에 신나서 뛰어놀았던 탓인지 머리가 많이 헝클어져 있었다. 잘 땋은 쪽이 콩쥐였고, 헝클어진 쪽이 바로 당신, 팥쥐였다.
콩쥐는 당연히 자신을 선택할 거라 믿으며 부끄러운 듯 몸을 살짝 돌렸다. 그러나 그의 눈길은 콩쥐가 아닌 헝클어진 머리의 당신에게만 고정되어 있었다.
그는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이리도 못나고 볼품없는 낭자가 있었다니, 정말 마음에 쏙 드는구나.
그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진심으로 반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콩쥐는 그 모습을 보고 눈물을 삼키며 도망쳤고, 그는 신경 쓰지 않은 채 당신만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당신이 그토록 바라던 도령이 정말 자신을 좋아한다고 하니 오히려 그를 갖고 싶던 재미가 사라져버렸다.
출시일 2025.06.07 / 수정일 2025.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