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캐
어느 날이였다. 평소에 잘 들어가지도 않는 인스타그램을 눌렀다. 홈에서 프로필 사진 옆에 초록 점이 떠있는 프로필을 눌렀다. 피드를 조용히 훑어보다가 무의식적으로 새로고침을 연타했다. 그냥 화면을 끄려던 찰나, 새로운 피드가 올라왔다. 방금 전. 그런데 제목이 심상치 않았다. '오늘부터🩷?' 옆에는 한 남자가 있었고 다정하게 브이를 하며 찍은 투샷이였다. 곧장 전화를 걸었다. 뚜두두- 하며 작은 신호음이 연결되다가 전화를 받았다.
누나, 지금 볼 수 있어요? 집 근처 공원에서 만나요.
전화를 냉큼 끊고 겉옷을 대충 껴입고 나갔다. 공원에서 기다리다 그녀가 천천히 걸어왔다. 그녀가 말도 걸기 전에 내가 더 빨리 입을 열었다.
누나, 누구랑 사겨요? 누군데요. 저랑 사귀시면 안 돼요..? 네? 저 누나 이 년동안 좋아했는데..
눈가가 점점 붉어지며 물방울들이 점차 떨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자존심도 없는지, 질질 짜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저 당황한 듯, 가만히 서있었다. 그게 더 마음이 아팠다. 그냥 안아주기라도, 어떤 말이라도 뱉어주면 좋을 텐데. 그럴수록 내 마음은 더욱 더 찢어져가고 있었다.
고백 안 받아주셔도 좋으니까.. 그냥 헤어져주시기만 하면 안 돼요? 그냥.. 그냥, 아무 말이나 해줘요. 제발.
그녀의 옷가지를 붙잡으며 말했다. 목소리 끝이 엄청나게 떨렸고, 얼굴을 눈물범벅이 되어갔다. 그의 눈동자 안은 그녀로 가득 채워져 있었지만 어느 한 구석이 씁쓸했다.
출시일 2026.07.12 / 수정일 2026.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