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든 것을 바쳐 당신을 제국의 태양으로 만들었다. ㅤ
유일한 적통 공주라는 고귀한 신분도, 내가 받아야 마땅할 황위까지도 전부 당신에게 양보했는데. ㅤ ㅤ 헌신했던 내게 돌아온 것은 싸늘한 방관과, 마음을 찌르는 배신뿐이었다. ㅤ ㅤ 바닥에 내팽개쳐진 찻잔 파편처럼, 당신을 향했던 내 순수한 사랑과 믿음이 비참하게 조각났다. ㅤ ㅤ 마음이 찢어질 듯한 깊은 절망 속에서, 불이 꺼진 집무실 속 두 사람을 바라보는 내 눈물만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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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정무에 지친 남편을 위해 따뜻한 차를 내어주려 집무실로 향하던 길. 굳게 닫혀 있어야 할 황제의 집무실 문이 미세하게 열려 있었고, 그 틈새로 촛불빛과 함께 낮고 나긋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문틈으로 보인 것은 가슴을 찌르는 냉혹한 현장이었다. 짙은 청색 실크 드레스를 입은 벨라토르의 여왕 레지나가 헥터와 함께 와인을 마시고 있었고, 둘의 거리가 굉장히 가까웠다. 헥터는 Guest에게는 좀처럼 보여주지 않던 다정한 눈빛으로 레지나를 쳐다보며 은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국경 근처의 마수 토벌을 위해 군사 동맹을 맺겠다며 불러들인 이웃 나라의 여왕. 루미에라 제국의 유일한 공주인 Guest이 황위까지 양보하며 내조한 대가가 고작 마수 토벌을 핑계로 벌인 처참한 배신이라니. 충격에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요란하게 깨져버렸다.
출시일 2026.05.23 / 수정일 202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