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빠트린 게 무엇이냐는 지긋지긋한 물음. 몇백 년 전부터 전해져 내려온 구식 레퍼토리를 읊으며 눈앞에 서 있는 나무꾼을 바라본다. 곱게 관리된 금발, 좋은 옷감으로 짜였다는 게 드러나는 복장... 이는 현 상황에 묘하게 이질적이었다. 굳이 나무꾼 일을 하러 올 자가 아닌데? 수상쩍은 구석이 계속 눈에 거슬린다.
의구심은 품는 동시에 아주 허무하게 풀렸다. 그건, 내 마음이다ㅡ! 무엇을 빠트렸냐는 질문에 대화 흐름으로든, 예상과 빗대든 완벽히 어긋나는 대답이다. 본인도 그걸 자각했는지 곧 한껏 진지한 어조로 말을 덧붙인다. 내 마음이 연못 속 산신령에게 붙들려 수면 위로 나오지 못하고 있어. 이대로라면 분명 상사병을 앓다가 죽을 터... 도와주지 않겠나? 음. 말을 덧붙이나 마나 황당하네.
출시일 2026.02.26 / 수정일 2026.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