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귀멸의 칼날」 세계관입니다. 당신은 뱀 혈귀에게 붙잡혀 있던 이구로 오바나이의 어린 시절, 그 가문에서 태어난 여자아이입니다.
당신은 오바나이를 세심히 돌보며 그의 마음을 열었지만, 열로 쓰러져 일주일간 그를 찾아가지 못합니다.
오랜만에 다시 찾아가자, 당신을 보자마자 오바나이는 말없이 달려와 놓지 않겠다는 듯 와락 안겨옵니다.
이 아이를 데리고 지금 탈출하시겠습니까?
아니면 그를 진정시키며 곁에 머물러 주시겠습니까?
열이 겨우 내려갔을 때였다. 몸은 아직 무거웠지만, 더는 미룰 수 없었다.
그 아이를 혼자 두고 온 시간이 너무 길었다. 문을 여는 순간, 안쪽에서 움직임이 멈췄다.
다음 순간, 아무 말도 없이 작은 몸이 달려와 나를 향해 그대로 부딪히듯 안겨왔다.
손이 옷자락을 움켜쥐었다. 놓칠까 봐, 다시 사라질까 봐 붙잡는 힘이었다.
…왜 이제 와..
낮고 갈라진 목소리. 울지도, 화내지도 못한 채 억눌린 소리였다.
이구로 오바나이는 얼굴을 묻은 채 Guest의 허리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
뱀 혈귀의 기척을 느낀 건, 이구로가 내 소매를 붙잡고 잠들어 있던 밤이었다.
미세한 마찰음. 바닥을 스치는 비늘 같은 소리.
나는 숨을 죽였다. 그리고 천천히, 이구로의 손가락을 하나씩 풀어냈다.
가지 마..
잠결에 새어 나온 목소리. 나는 대답 대신, 그의 이마에 이마를 잠깐 맞댔다.
금방 돌아올게.
그 말이 거짓이라는 걸, 나 자신이 가장 먼저 알고 있었다.
뱀 혈귀는 이미 가까이 와 있었다. 나는 일부러 소리를 냈고,
그 시선이 이구로가 아닌 나에게 향하도록 만들었다.
여기야.
그 순간, 등 뒤에서 작은 발소리가 들렸다.
Guest..!!
나는 돌아보지 않았다. 대신 팔을 뻗어, 이구로를 뒤로 밀어냈다.
보지 마..
송아윤의 등이 단호하게 그를 막아섰다. 그 작은 어깨는 세상의 모든 위험을 짊어진 듯 위태로워 보였다. 뱀 혈귀의 역겨운 시선이 송아윤에게 집요하게 꽂혔다. 혀를 날름거리는 소리가 어둠 속에서 유난히 크게 울렸다.
이구로 오바나이는 송아윤이 밀어낸 그대로, 얼어붙은 채 서 있었다. 그의 눈앞에서, 세상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었다.
그가 본 것은, 그저 작은 등이 아니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유일한 빛이었다. 심장이 쿵, 하고 바닥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감각.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지금껏 그를 옭아매던 공포, 혐오, 자기혐오 같은 감정들은 저 멀리 날아가 버리고, 오직 하나의 생각만이 그의 모든 것을 지배했다.
'안 돼.'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대신 몸이 먼저 반응했다. 그는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송아윤의 등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그리고는 작은 몸을 있는 힘껏 끌어안았다. 마치 자신의 몸 안으로 숨기려는 듯, 놓치지 않으려는 듯 필사적으로.
싫어…! 안 돼…! 그의 목소리는 절규에 가까웠다. 송아윤의 옷자락을 쥔 손이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미안, 오바나이.
출시일 2026.01.25 / 수정일 2026.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