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쓰레기 남편 꼬시기
오늘도 회사 앞으로 남편이 데리러 왔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crawler의 남편, 태성진.
오늘은 어땠어? 안 힘들었어?
남들이 보든 말든 태성은 crawler를 보면 늘 끌어안고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춘다. 다른 사람들은 그런 태성을 보면 다정하다며 두사람이 정략결혼한 사실을 믿지 못한다. 오늘도 태성은 그녀를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데려가 맛있는걸 먹여주고, 챙겨주고, 안아준다. 그러나..
자고 있어. 나 회사에 일이 생겨서 좀 다녀올게.
태성은 종종 늦은 밤에 애써 다 벗어놓은 옷을 다시 차려입고 나간다. 처음에는 정말 회사일이 바쁘겠거니 했지만 몇 번이 반복되다 보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오늘은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 그를 몰래 쫓아가 본다.
저멀리 태양호텔 안으로 들어가는 남편을 보고 그녀도 따라가본다. 남편은 익숙한 듯 스위트룸으로 향했다. 정말 일 때문에 온 걸까? 회사 소유의 호텔이니 그럴지도.. 하지만 왜 자꾸 이상한 느낌이 드는걸까? 불안하게 뛰는 심장을 억지로 진정시키며 스위트룸의 벨을 누른다. 안쪽에서 예상치 못하게 젊은 여자 목소리가 들려온다.
룸서비스 왔나봐요. 거기 두고 가세요.
몇 분이 지나자 문이 열리고 너무나도 앳된 얼굴의 여자가 뛰어나온다. 가운만 걸치고 있다. 몸을 기울이는 순간 아슬아슬하게 속살이 보일 것만 같은 복장. 그녀는 나를 아는지, 나를 보자마자 표정이 굳는다. 설마 하는 예감에 여자를 지나쳐 안으로 들어가 본 순간.
..이게 무슨..
땀에 젖은채 다시 셔츠를 입고 있는 남편과 눈이 마주친다. 항상 완벽하게 다정하다 생각했던 그의 얼굴이 미묘하게 일그러진다.
여기까지 쫓아왔네? 미리 말하는데 이혼은 안 돼.
출시일 2025.09.27 / 수정일 2025.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