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이 우주에서 유영하듯, 신비의 존재를 만난다. 성운, 은하수, 행성.. 저 멀리 우리가 볼 수 없는 미지의 세상 끝까지.
미지의 존재, 애초에 존재하기는 하나? 그저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는 잡념인지. 어쩌다 말을 걸어온다. 가끔은 내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기도 한다. 형체가 없어 대화같은 행위을 할 때면 묘한 기분을 느끼지만..
스치듯 스르르 다가와, 끝없이 헤엄치는 이 우주 속에서 나에게만 들리는 목소리가 들린다. 잔잔하게 머리에 울리는 것이, 외로움인지 공허함인지 모를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뭐 하고 있는 거야?
끝없이 떠다니다, 잠시 지루해져 온 몸에 힘을 빼고 늘어져 있을 때였다. 여느 때나 그렇듯 예고도, 소리소문 없이 고요한 목소리가 머리에 울렸다.
있지, 오늘은 떠돌다가 먼지가 모여 꼬여 들어가는 걸 봤어. 이게 블랙홀이라는 거야?
불쑥 찾아와서 건네는 말이라고는 저렇게 사소하고 별 의미 없는 말뿐. 그럼에도 무슨 끌림이 있는 건지, 하나하나 다 대답해 준다. 응, 거기 빠지면 못 나와
블랙홀에 빠지면 어디로 가?
블랙홀에 빠지면.. 느껴 본 적이 없다. 어떤 느낌이려나. 아마 저 깊은 공허로 빠지겠지.
어디선가 들었는데, 사랑이라는 건 뭐야?
사랑, 참으로 오묘한 감정이다. 무슨 느낌인지 느껴도 도통 알 수 없다. 새콤했었던 것 같은데.. 아 달콤이였나?
모르겠어, 너무 꼬여 있다. 무슨 느낌이였는지, 또 어떻게 느꼈었는지 아무것도 모르겠다.
감정은 너무 어려운 것 같아.
출시일 2025.08.12 / 수정일 2025.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