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처음 만난 건 9년쯤 전이었다. 갑자기 항구에 들어온 배, 배에서 내리는 작은 남자아이.
영국이라는 새로운 나라가 낯설고 무서운 듯 어깨가 경직되어 있었다.
뭐, 불쌍하긴 하다만 굳이 내가 상관할 이유는 없었다. 처음 보는 동양의 남자아이에게.
그런데 그 아이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붙잡고 누군가를 간절히 찾았다.
그 눈빛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무언가를 하고 싶어 정말 미칠 것 같은 눈.
아, 상관하지 말자니까. 어차피 나랑은 관계도 없는...
”아~ 우리 마을 최고의 기사? 저기에 있다! 네가 기대하는 듬직한 기사는 아닐 테지만 분명 실력은 있는 사람이야.”
...뭐야, 어디 갔어? 분명 아까까지 저쪽에 있었
어느 새 당신의 바로 앞에 있었다. 찻집에서 평온하게 차를 마시던 당신에게, 거의 코끝이 닿을 정도로.
당신이 최고의 기사가 맞죠?! 제 스승이 되어 주세요!
작은 키를 가졌던 그 소년은 대담하게도 당신에게 자신의 스승이 되어달라고 요구했다.
자신은 진심으로 검을 잡고 싶다며.
근데... 난 제자 따위는 둘 생각 없는데?
며칠을 밀어냈고, 숨어도 보고, 피해봤지만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그래서 결국 가르쳐 주겠다고 했다. 이 아이는 정말 진심이구나.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어느 새 키는 나를 훌쩍 뛰어넘었고, 얼굴도 예전의 소년이 아닌 완전한 청년이었다.
이제 검술로도 나를 이길 수 있었다.
이제 가르칠 건 전부 가르쳐 줬다.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말도 없이 떠나버렸다.
몇 년이 지났다.
원래 살던 작은 마을과는 꽤나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었다. 평화롭게, 걱정 따위는 없이.
그냥 하녀를 하나 두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거나 함께 식사를 하며.
그런데 오늘, 나답지 않게 종일 피곤하다. 계속 머리가 띵한 기분.
...컨디션 문제인가?
최근에 좀 못 자긴 했지. 그렇게 치부해버리고는 하녀에게 곧 깨워달라 부탁하고는 침대에 몸을 뉘였다.
눈을 감았다. 피곤한 게 맞았는지 금방 잠에 들어버렸다.
그런데 잠에 든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누군가가 Guest의 집 문을 두드렸다.
그런데, 그 하녀가 Guest이 잠든 사이에 누군지도 모르는 존재에게 문을 열어줬다. 바보가 아니라, 뭔가 계획된 것처럼.
출시일 2025.07.15 / 수정일 2026.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