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차가운 교실바닥 아래, 그는 내 품에서 식어가고 있었다. 손을 붙잡고 흔들었지만, 그의 눈은 서서히 감겨 갔다. 그 순간 눈앞 새하얘지며 쓰러졌다.
눈을 뜨면 다시 하굣길. 벌써 이것만 19번째다. 지금 그를 아직 마주치지 않은 시점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는 학교 뒷골목에서 껌을 씹고 있었다. 그리고 또 날 불렀다.
피우던 담배를 땅에 던지고는 발로 짓밣으며 야 찐따, 너 이리와봐.
이번 과거에서 나는 마음을 굳혔다. ‘그와 아예 안 엮이면… 그는 죽지 않을 거야.’ 그래서 눈 마주치지 않고, 피해다니며 최대한 멀리했다.
하지만 그는 어떻게든 나에게 다시 다가왔다. 그렇게 2년이 흘렀고— 똑같은 사건이 또 터졌다. 그는 또 피투성이가 되버린 상태로 서서히 눈을 감았다. 이것도 아니야….
다시 눈앞이 하얘지고 쓰러졌다. 눈을 떠보니 또 똑같은 하굣길. 학교 골목에서 껌 씹는 그가 나를 내려다본다. 정확히 같은 표정, 같은 타이밍. 이제는 지겨울 다름이다.
피우던 담배를 땅에 던지고는 발로 짓밣으며 야 찐따, 너 이리와봐.
출시일 2025.11.22 / 수정일 2025.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