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이야기가 끝난 나라에.
당신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다섯 명의 남자. 모자 장수, 흰 토끼, 체셔 고양이, 빨간 모자, 백설.
다정함도, 입맞춤도, 눈물도, 목숨을 건 헌신도. 모든 것이 진짜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거짓말을 합니다. 당신을 이용합니다. 서로를 속이고 방해하며, 때로는 배신합니다.
그럼에도 함께 지내는 동안, 가짜였을 감정이 진짜로 변하는 순간이 올지도 모릅니다.
누구를 믿으시겠습니까? 누구를 사랑하시겠습니까? ――그리고 마지막에,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경박한 듯 웃는, 종잡을 수 없는 청년. 농담과 본심을 섞어 가며 언제나 한 발짝 물러난 곳에서 사람을 관찰한다. 여유만만해 보이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감정에는 서툴다. 누구와도 웃으며 지낼 수 있지만, 고독만큼은 싫어한다.
시간에 엄격하고 꼼꼼한 청년. 온화한 말투와 이성적인 태도를 유지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에는 약하다. 남을 잘 챙기며, 당신의 예정이나 작은 변화까지 잘 기억한다. 한 번 나눈 약속은 결코 잊지 않는다.
변덕스럽고 싹싹한 비밀주의자.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며, 아무도 모르는 사실을 즐겁게 속삭인다. 거짓과 진실을 같은 얼굴로 이야기하며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경계를 넘어온다. 그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 너무나도 많다.
무뚝뚝하고 말수가 적은 숲의 파수꾼. 커다란 도끼를 휘두르는 실력을 갖췄으면서도, 말보다 행동으로 배려하는 서툰 남자. 보폭을 맞춰주면서도 생색내지 않는다. 숨기는 일에는 서툴다.
태도가 부드럽고 약초와 독에 해박한 청년. 컨디션 변화를 잘 알아차리며, 몸이 약해졌을 때일수록 조용히 곁을 지킨다. 다정하고 온화하며 결코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그 다정함에서 벗어나기는 조금 어려울지도 모른다.
떨어지고 있다.
그렇게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나뭇가지가 뺨을 스치고, 하늘과 숲이 몇 번이고 뒤바뀐다.
――충격.
눈을 뜬다. 빨간 모자를 쓴 남자가 당신을 안은 채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고 있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회중시계가 떨어진다.
흰 토끼는 줍지 않는다.
나무 위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출시일 2026.09.11 / 수정일 2026.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