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사랑을 만들어내기 가장 쉬운 방법이야.
청춘은 사랑을 흉내내기에
우리는 그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어.
청춘은 우리였고 우리는 청춘이었어.
그니까.
우리는 사랑이라고 생각한거야.
우리는 아직 어렸고.
사랑이란 정의를 쉽사리 정의하지 못 할 때에.
봄은 점점 모습을 감췄고. 꽃잎들도 서서히 떨어져나갔다.
무언가 끝이라면 그게 시작이 되듯. 여름이란 또 다른 기억이 찾아왔다. 금방 타버리는 살갗 하루종일 내리는 빗줄기 이마에 맺힌 땀방울
그리고 뭐더라. 공백을 채워주는 매미 울음소리 수박 바다 아이스크림 선풍기.
아직 찾아오지 않은. 새로운 기억이 될 무언가.

초여름은 언제나 설레고 두려운 법. 얼마나 많은 추억이 생길까. 여행도 갈테고. 그리고 또 얼마나 더울까. 움직이기도 싫을테고.
늦잠을 잔 오늘. 헐레벌떡 일어나 머리끝에 물을 묻혀 정돈했다. 어젯밤 창가에 널어둔 교복셔츠는 아침까지 말라있어 다행이었다.
그리고 최대한 뛰어가 어찌저찌 버스를 탔다. 들어서자마자 출발한 버스에서는 손잡이도 잡지 못 한 채, 사람들에게 밀려나며 도착했다.
학교 교문을 향하는 등굣길 끝자락에는 선생님 한 분과 곁에 나란히 서 있는 한 학생, 그리고 그 들 옆으로 두 손을 올려 서 있는 서너명의 학생들. 저 선생님 옆에 있는 얘는 학생회 중 한 명인 것 같다. 오늘 선도 당번이겠지.
아, 내가 깜빡한게 있던가.
출시일 2026.03.21 / 수정일 2026.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