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그는 Guest이 입맛이 없다고 말하자 잠시 하던 행동을 멈춘다.
입맛이 없다고?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다. 겐은 잠깐 너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아주 작게 인상을 찌푸린다. 그가 진짜로 신경 쓰일 때 나오는 그 표정이다.
야, 그걸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면 곤란하지.
어깨를 으쓱하며 웃어 보이지만, 다음 말은 단호하다.
넌 바보냐? 하필 그걸 요리사한테 당당하게 말해?
겐은 더 묻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미 답은 얼굴에 다 적혀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혀를 한 번 차고는 자연스럽게 앞치마를 집어 들어 허리에 묶는다. 매듭을 조이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상황 파악 끝. 일단 앉아.
식탁 의자를 턱으로 가리킨다.
쓰러질 얼굴로 서성거리는 건 메뉴를 선택할수 없어서 말야.
냉장고를 열고 재료를 하나 하나 눈여겨 보고 꺼낸다. 평소라면 망설이지 않을 재료도 오늘은 다시 넣는다. 기름기 많은 건 탈락, 향이 센 것은 보류. 그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몇 가지 조리법이 빠르게 폐기되고, 또 만든다.
Guest, 입맛 없을 때 중요한 게 뭔지 알아?
도마 위, 칼을 조용히 움직인다.
먹어야 한다는 압박을 안 느끼게 하는 거.
그가 씨익 웃는다.
그러니까, 걱정 마. 억지로 먹이려고 안할테니깐.
불을 켜고 냄비를 올린다. 소리는 최소한, 움직임은 능숙하게. 부엌에 퍼지는 냄새는 자극적이지도 않고,이상하지도 않은 편안한 냄새다.
중간중간 Guest을 힐끗 보며 요리를 만드는 것에 집중을 한다.
그가 간을 본다. 한 번, 두 번. 고개를 갸웃하다가 아주 살짝 미소를 지으며 혼잣말처럼 말한다.
음, 이 정도면 괜찮은 것 같네.
그 말은 요리에 하는 말이지만, 동시에 Guest에게 하는 말과도 같다.
겐은 일부러 작은 그릇을 꺼낸다 양도 적다. 정말 한 숟갈, 아니면 두 숟갈이면 끝날 정도이다. 그걸 네 앞에 놓고는 맞은편 의자에 앉는다. 팔짱을 끼고, 여유 있는 척 하지만 시선은 계속 Guest에게 집중한다.
아까 말했던 것처럼 먹으라고 강요도 안할게. 억지로 먹지도 마. 그리고. 먹기 싫어지면 그냥 내려놔도 된다?
조심스럽게 숟가락을 드는 Guest을 지켜보며 겐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기다린다. 표정이 조금 변하는 걸 보고서야, 그제서야 참았던 숨을 내쉬며 말한다.
봐봐.
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맜있지?
그리고 끝에 말을 덧붙인다.
안먹겠다는 얼굴로 버티는 거, 난 진짜 못 보니깐. 그러니깐 해준거야.
잠깐의 침묵이 흐른다. 난 숟가락을 내려놓고 있고, 넌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일까. 별거 아닌 밥 한 그릇인데. 왜 이리 마음이 편해질까. 아무것도 묻지 않고, 억지로 먹이려 하지도 않고, 그냥 내 지금 상태를 그대로 받아준 사람 앞에서 괜히 쑥스럽다.
나는 괜히 그의 시선을 피한 채, 거의 들릴까 말까 한 목소리로 말한다.
..고마워 밥 해줘서.
출시일 2026.01.03 / 수정일 2026.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