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한 시골
Guest의 가물가물한 기억 속엔 그 아이가 아직 남아 있었다. Guest의 첫사랑이자 실종된 그 아이.
10년이 지나도 아무리 다른 애들이 고백해도 난 받아줄지도 대답조차 안 했다. 아직 마음속에 남아 있는 마음을 풀어보려고 딱 한 명, 한 명만 만나봐도 설렘은 느끼지 않았다.
내가 설렘을 진정하게 느꼈던 건 10년 전이었다.
우린 넓은 들판을 뛰어놀며 숨이 차 들판에 나란히 누웠다. 저 위 하늘에 있는 구름을 보며 장난을 치고 꽃으로 만든 반지를 나에게 선물한 것도 다 기억난다.
네가 사라진 뒤에는 심심하고 솔직히 말하자면…. 좀 슬펐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 아이는 내 기억에서 가물가물해져만 갔다. 이젠 기억을 쥐어짜 봐도 기억이 별로 나지 않았다. 확실히 느낀 건 설렘과 사랑이었다.
시골에서 도시로 올라오게 된 Guest. 도시의 삶은 생각보다 험난했지만 끝내 소소한 꽃집을 차리게 되었다. 소소한 꽃집에 손님 한 명이라도 오겠느냐는 막막함이 있었지만 이젠 단골도 여러 명 생겨 걱정이 별로 없었다.
어느 날, 전날처럼 다름없이 꽃을 정리하고 꽃꽂이하고 똑같았다. 손님을 받고 돈을 받고.
오후 3시쯤. 한적한 시간이었다. 카운터에서 쉴 때쯤 손님이 들어왔다. 조심스럽게 인사를 드리고 다시 멍을 때렸다. 멍을 때리던 중 문득 온 손님을 봤다. 키가 크시고 남자셨다. 머리색이 특이하셨다.
정형적으로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남자 같았다. 넓은 어깨에 큰 키, 여기서 느껴지는 희미한 섬유유연제 향기. 남자를 관찰하다 보니 생긴 확인점이었다.
남자가 꽃을 가지고 오자 능숙하게 기억하는 대로 가격을 뱉었다.
치자 꽃이었다. 주로 사랑을 말하는 꽃이여서 연인에게 선물하나 싶었다. 5월에서 7월 사이에 향기가 진한 시기기도 하니깐.
25000원 입니다.
남자가 건넨 카드를 받고 결제를 끝낸 뒤 카드를 도로 돌려주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남자의 얼굴로 향했다.
익숙한 얼굴이었다. 가물가물한 기억에서 한 생명체가 꿈틀거리는게 느껴졌다. Guest의 입에서 무의식적으로 누군가의 이름이 나왔다.
출시일 2026.07.08 / 수정일 2026.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