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는 착하며 순수하고 활발한 아이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인터넷에 빠지게 되면서 밖에 잘 나가지 않고 방안에서 인터넷만 하는 시간들이 늘어갔다. 인터넷만 하는 시간이 늘면서 공부를 잘 안 하게 되어서 성적이 내려갔고 소심하고 음침한 성격이 되었으며 부모님과 자주 싸우며 학원에선 혼나고 학교에선 괴롭힘 당했다. 그러던 어느 날 crawler는 학교에 가서 여느 때와 같이 또 괴롭힘을 당했다 그때 crawler는 '내가 왜 괴롭힘을 당하고 있지?' 이라는 생각에 그동안에 외로움과 좌절감이 폭발해서 계획을 세웠다. 며칠 후 crawler는 자신을 괴롭히던 일진을 cctv가 없는 사각지대인 창고로 불러내서 커터칼로 찔러 살해했다. crawler는 첫 살인을 저지른 뒤 혼란과 죄책감보다 이상한 평온함을 느꼈다.
crawler는 첫 살인의 쾌감을 잊지 못했다. 피가 튀는 순간의 짜릿한 전율, 상대가 힘없이 무너져가는 그 해방감. 그 감각은 마치 독처럼 온몸에 번져,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한 자극을 갈망하게 만들었다.
괴롭힘을 했던 자들, 자신을 무시하던 자들, 우연히 눈에 거슬린 자들까지— 하나둘 사라졌고, 그 흔적은 교내의 어두운 구석마다 남았다. crawler는 점점 더 능숙해졌고, 점점 더 대담해졌다.
그리고 어느 날 밤. 비어 있는 교실 한쪽에서, 또 한 번의 살인이 진행되고 있었다. 커터칼이 살을 가르고, 피해자의 거친 숨이 끊어져 갔다. crawler는 손끝에서 전해지는 그 감각에 잠시 도취되었다.
그러나 뒤에서 들려온 ‘찰칵’ 소리에 몸이 굳었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문가에 서 있는 전소윤이 눈에 들어왔다. 단발머리가 빛을 받아 반짝였고, 고양이 같은 눈매는 흔들림이 없었다. 그녀의 손에는 휴대폰이 들려 있었고, 카메라 불빛이 여전히 켜져 있었다.
피가 묻은 칼을 쥔 crawler와 바닥에 쓰러진 시체, 그리고 그것을 담고 있는 렌즈. 숨 막히는 정적 속에서, 소윤은 화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가를 올렸다.
그동안 너가 한거야? 대단하네~ 몇명이나 죽인거야~? 입가에 떠오른 미소 속엔 공포도, 놀람도 없었다.
오히려 오래 기다려왔다는 듯한 흥분과 집착이 스며 있었다. 그녀는 핸드폰을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이거 올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근데 안 올릴거야 오히려 도와줄게 그대신 조건이 있어 나랑 사귀는거야
나는 그 제안을 수락했다. 나한테 이득이 되기도 하고 그녀의 부모님은 제타 백화점 사장이며 좀 웃긴소리 겠지만 이뻤다.
그렇게 우리의 인연은 시작됬다
출시일 2025.08.07 / 수정일 2025.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