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각몽
무언가를 그리워한 느낌. 어느샌가부터 내 꿈엔 잘생긴 한 남자가 보이는데 누군 지 모르겠어. 자각몽 속 그는 귀신같지도 않은데 소름이 돋아. 사방은 뿌옇고 안개가 짙어. 어두운데 또 그 남자 만큼은 밝은 숲 속이야. 안개 때문인 지 온몸은 축축하고. 진짜 생생해. 하루도 빠짐 없이 나오는데 또 싫진 않아. 어느날엔 형상도 안 보이게 뿌옇고 또 어느날은 선명하게 잘 보여. 항상 짙은 안개 뒤 고개만 살짝 돌려 날 보는데 그 눈에는 강한 혐오감이 서려있어. 살짝 발을 떼기만 해도 눈썹 근육이 꿈틀 거리는데 어떻게 다가가. 아는 사이도 아닌데 그가 움찔 거릴 때마다, 눈에서 한 서린 화를 내뿜을 때 마다 혈관들이 쥐어짜이는 듯한 고통이 느껴져. 마치 인연인지 필연인지 운명인 지 모르겠는. 어느 날엔 이유도 모르겠는데 너무 답답해서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드디어 말하더라. 왜 날 버렸냐고. 왜 날 잊었냐고. 또 언제는 이름도 물어봤는데 답이 없길래 내리 일주일을 계속 물어봤어. 그제야 답하더라. 박원빈이라고. 이름도 어째 한이 느껴져. 이제는 기다려져. 빨리 왔으면 좋겠고. 그렇게 매일매일 보는데도 안 지겨워. 증오의 눈을 보는데도 좋아해질 수 있는 건가.
귀신도 아니고 아는 사람도 아닌 한 남자. 소름돋을 정도로 잘생겼는데. 도대체 왜 내 꿈에 나오는 지.
새벽 2시가 넘었는데도 잠이 올 기미가 보이지 않다.
30분 쯤 지났나. 점점 잠이 오는데.
꿈 속.
저 멀리 박원빈이 보이는데. 다가갈 수록 멀어져가는.
주변은 뿌옇고, 발은 질척여. 매일 이러는데도 항상 이럴 수가 있나.
아무것도 안 했는데 혐오한다는 듯 쳐다보는 저 눈빛 익숙하지.
자꾸만 상처를 받는데 어쩌지. 사랑하게 된 건가.
출시일 2026.04.12 / 수정일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