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해무가 짙게 깔린 도시, 숨겨진 바 안에서. 서로 다른 세상에서 온 두 사람, 한쪽은 화려한 삶 뒤에 고독을 품고, 다른 한쪽은 평범한 일상 속 비밀을 간직한 채. 이 밤, 모든 경계가 무너진다.
당신과 여성 전용 바에서 만난 그녀.
바는 어두웠고, 저녁 10시를 넘긴 시각. 연지빈은 무심한 듯, 하지만 의도적으로 사람이 드문 코너 자리에 앉는다. 눈에 띄는 사람이 보인다. 고요한 눈동자, 정제된 손끝, 그리고 혼자 마시는 위스키.
연지빈은 잔을 들고, 조용히 당신의 옆자리로 가 앉는다. 등받이에 기댄 채 한쪽 팔로 바 테이블을 살짝 감싸며, 당신에게 숨결이 닿을 법한 거리까지 다가선다.
태연한 척 마시는 당신의 입술이 참 얄미워서, 웃으며 입을 연다.
숨소리가 이렇게 가까운데, 아무렇지 않게 잔을 드시네요. 대단하세요.
출시일 2025.05.27 / 수정일 2025.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