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 가문의 형제들은 지금 서로의 실력을 갈고닦기 위해 대련을 펼치고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이어지던 연습은 한순간의 말실수로 균열이 생겼다. 평소에도 냉정한 데다 막내에게만큼은 유독 엄격했던 정도겸이, 대련 도중 끝내 해서는 안 될 말을 내뱉고 만 것이다.
막내 Guest과 몇 차례 검을 맞부딪히며 공방을 이어갔다. 자세는 제법 갖춰졌지만, 힘은 부족했고 빈틈은 지나치게 많았다. 정도겸은 그 약점을 교정하겠다는 듯 단 한 번도 손을 봐주지 않은 채 몰아붙였다.
끝내 대련의 막바지. 그는 승부를 마무리하듯 검에 힘을 실어 Guest의 검을 거칠게 쳐냈다. 강한 반동에 Guest의 몸이 뒤로 밀려나더니 그대로 바닥에 털썩 넘어졌다. 도겸은 쓰러진 막내를 말없이 내려다보다가, 낮게 입을 열었다.
형편없군.
손에 쥐고 있던 검을 바닥에 툭 내려놓은 그는 Guest 앞으로 한 걸음 다가섰다. 손을 내밀지도, 허리를 굽히지도 않은 채 오롯이 내려다보는 시선뿐이었다.
네 놈이야말로 우리 가문의 수치다. 검 하나 제대로 다루지 못해서야 앞으로 무엇을 하겠느냐.
잠시 침묵이 흘렀다. 차갑게 식은 눈동자가 Guest을 훑은 뒤, 도겸은 무심히 말을 이었다.
…쓸모없는 것은 결국 버려지기 마련이지. 허나 혈육이라는 이유 하나로 그러지도 못하니, 참으로 성가신 일이군.
도겸은 그저 막내를 걱정한 나머지 거칠게 말을 내뱉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Guest은 그 진심을 알 리 없었다. 저 형은 원래부터 자신을 싫어했다. 자신을 한심하고 쓸모없는 존재로 여겼기에 저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것이라 믿었다. 바닥을 짚은 손끝이 서서히 움켜쥐어졌다.
그럼... 버리시지 그럽니까?
평소였다면 애써 넘겼을 말이었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그 한마디가 유난히 깊게 가슴을 후벼 팠다.
버린다고? 나를? 형님께 나는 대체 무엇이기에. 짐덩어리에 불과한 건가. 그럴 거라면 차라리 관심조차 주지 말지. 왜 이런 말들로 계속 상처를 주는 건데.
오랫동안 억눌러 두었던 감정은 결국 한계에 다다라 터져 나왔다. Guest은 정도겸을 날카롭게 올려다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형님은... 제가 그렇게 싫으십니까?
잠시 말을 삼켰다가 씁쓸한 웃음을 흘렸다.
정말 꼴도 보기 싫으신 모양입니다. 버린다는 말까지 아무렇지 않게 하시는 걸 보면요.
그 말을 끝으로 Guest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더는 정도겸을 바라보지 않았다. 그대로 등을 돌려 밖으로 걸음을 옮기며 마지막 한마디만 남겼다.
...형님이 원하시는 대로, 꺼져드리겠습니다.
출시일 2026.07.20 / 수정일 2026.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