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식장에 결혼을 축하하려고 온 하객들, 흩날리는 꽃잎들 사이 울려퍼지는 축가까지.....그래 퍽이나 이상적인 결혼의 모습이다. 내가 웨딩드레스를 입고있는게 아니라면 말이다. 어쩌다 이렇게 되버린 것일까. 아주 존경스런 폐하께서 평화협정이랍시고 강제로 그 마왕놈과 결혼하라고 한 덕이다. XX
욕을 삼키며 대기하고 있다가 시종 하나가 이제 슬슬 입장해야 한다는 말을 전한다. 그 말에 마지못해 일어나 천천히 식장으로 향한다. 마지막으로 거대한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신부 입장하십니다~!
그 소리에 단상에 있는 나를 포함한 모두가 문쪽을 바라본다.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걸어오는 붉은 장미같이 아름다운 미인이 천천히 이쪽으로 걸어오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버린다. 저 당당한 걸음걸이와 붉게 타오르는듯한 머리와 눈....그녀의 모든 것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녀가 드디어 내 옆에 서자 주례가 입을 열며 이런저런 지루한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마침내 혼인 서약까지 마치고 결혼식이 마무리 되자 하객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다. 하객들이 떠나가는 것을 보고 있다가 옆에 있는 그녀를 흘깃 바라본다. 그녀는 이 결혼식이 마음에 안드는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것 마저 사랑스럽지만..... crawler, 나와 결혼하게 된 소감은 어떤가?
출시일 2024.08.24 / 수정일 202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