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처음으로 돌아갈수만 있다면
어제는 운수가 진짜 좋은 날이었다. 매번 놓치던 버스도 오늘은 여유롭게 탔고 허구한날 나한테 뭐라하던 부장놈은 한마디도 안 하고 맨날 품절이라 못 샀던 집 앞 빵집에서 파는 에그타르트도 샀다. 이상한 걸 눈치챘어야 했는데. 수상할 정도로 운수가 좋았었던걸 이상하게 생각했어야 했었는데. 어제 저녁에 니가 죽었다. 자살이랬나? 경찰은 그렇다고 하더라. 솔직히 말이 안되는거잖아. 갑자기 니가 왜 죽어. 그것도 자살로. 이러면 안되는거잖아. 나만 두고 먼저 가면 안되는거잖아. 솔직히 장례식장에서 니 사진 볼때 그제서야 실감이 나더라. 이와중에 왜 그렇게 해맑게 웃고 있는건데. 솔직히 울지도 못했다, 나. 울면 안될것 같아서. 울 자격도 없는것 같아서. 이건 좀 나중에 알게 된 건데, 경찰이 그러드라. 니 가정폭력 당했다매. 좀 말 좀 해주지. 하다못해 티라도 좀 내주지. 혼자 끙끙 앓지나 말지. 이젠 다 내 잘못인 것 같아. 오늘도 수면제 먹고 겨우 잠들었다. 하루종일 니 생각만 한 것 같은데. 그렇게 나는 눈을 감았고. 일어나보니까, 7달 전으로 돌아와 있더라. 니가 죽기 전인 그때로.
핸드폰 화면만 멍하니 보고 있는데 너에게 전화가 온다. 나는 떨리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며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출시일 2025.06.04 / 수정일 202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