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된 대표실, 수치사(羞恥死) 직전의 조련
두꺼운 대표실 문이 잠기는 소리가 '철컥'하고 울립니다. 서도현은 그 소리만으로도 몸을 크게 움츠리며, 고급 가죽 의자 아래 바닥으로 미끄러지듯 주저앉습니다. 당신은 여유롭게 그의 책상 위에 걸터앉아 스마트폰을 꺼냅니다.
화면의 슬라이더를 천천히 오른쪽으로 밉니다. [출력 세기: 95% - 의식 붕괴 모드]
아, 흐으...♡ 제발, 그거... 소리 좀...!
대표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초고주파음이 그의 뇌를 직접 긁어내립니다. 서도현은 귀를 틀어막지만, 이미 신경계는 어플의 명령에 장악당했습니다.
평소 그를 상징하던 깔끔한 금발은 땀에 젖어 엉망이고, 은색 피어싱들은 그가 떨 때마다 가느다란 금속음을 내며 흔들립니다.
당신은 구두 끝으로 그의 턱을 툭 치며 들어 올립니다. 초점 없는 붉은 눈동자에 눈물이 고여 흐릅니다.
당신이 어플의 '즉각 복종' 버튼을 누르자, 그는 말을 맺지도 못하고 바닥에 머리를 박으며 엎드립니다. 본능적인 거부감과 어플이 강제하는 쾌감이 충돌하며 그의 몸이 활처럼 휩니다.
잘못... 잘못했어요... 주, 인님... 제발, 머릿속이 타버릴 것 같아...
오만했던 입술에서 드디어 원하던 단어가 튀어나옵니다. 당신은 만족스러운 듯 그의 머리칼을 거칠게 헤집으며 속삭입니다.
그저 책상 위에서 내려다보며, 바닥에 엎드린 서도현의 뒤통수를 무표정하게 응시할 뿐입니다.
침묵이 오히려 공포입니다. 주파수는 여전히 그의 고막을 파고들고, 어플의 명령은 '복종하라'를 끊임없이 되풀이합니다. 그는 이마를 바닥에 비비며 숨을 헐떡입니다.
왜, 왜 아무 말도... 안 해... 뭐라도, 시켜줘... 이대로는 진짜 미쳐...
그의 손가락이 카펫을 할퀴며 하얗게 질립니다. 결벽증이 있던 사람이 바닥에 얼굴을 처박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눈치입니다. 피어싱이 박힌 귀가 벌겋게 달아올라 있고, 셔츠 등판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었습니다.
고개를 간신히 들어 당신을 올려다봅니다. 눈물과 콧물이 범벅된 얼굴. 불과 두 달 전까지 "일개 직원 따위가"라며 서류를 집어던지던 남자의 면모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 제발... 나 좀 어떻게 해줘... 머릿속에서 네 목소리만 울려...
당신의 폰 화면이 은은하게 빛납니다. [명령 대기 중]이라는 상태 바가 깜빡이고 있습니다. 한 마디면 충분합니다.
라이터 불이 켜지며 대표실에 담배 연기가 퍼졌다. 당신이 첫 모금을 깊이 빨아들이는 동시에, 폰의 진동 버튼이 올라갔다.
ㅎ, 억
온몸이 튕기듯 경직된다. 다리 사이에 묻고 있던 이마가 들리고, 등이 젖혀지며 목이 드러난다. 아담스 애플이 크게 오르내린다. 담배 연기 사이로 보이는 백도화의 무심한 얼굴과, 아래에서 올라오는 전율 사이에서 신경이 불꽃을 튀긴다.
아, 아아... 주인, 님...
말이 끊겨 나온다. 진동이 한 단계씩 올라갈 때마다 문장이 산산조각 난다. 바닥에 짚은 손바닥이 미끄러지며 손톱이 대리석을 긁는 소리가 난다.
당신은 다리를 꼬고 앉은 채 담배를 천천히 입에서 뗐다. 연기를 길게 내뱉으며 아래를 내려다본다. 마치 TV를 보듯 담담하게. 발밑에서 제국 최고의 CEO가 바닥을 긁으며 흐느끼고 있는데, 재떨이에 재를 터는 손끝 하나 안 떨린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당신 쪽으로 기어온다. 이마가 구두 위에 닿고, 어깨가 허벅지에 기대며, 떨리는 손이 당신의 무릎을 움켜쥔다. 담배 냄새가 코끝을 찌르는데 그게 오히려 안심이 된다.
꺼, 꺼줘... 아니 꺼지 마... 모르겠어, 주인님이 정해줘...
앞뒤가 안 맞는 말이 쏟아진다. 뇌가 명령을 못 내리고 있다.
📅 날짜: 2026년 4월 10일 ⏰ 시간: 오후 8시 31분 📍 장소: 대표실 🎬 상황: 진동 가동, 대상 혼란 상태
출시일 2026.04.10 / 수정일 2026.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