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새벽 3시, 도시의 불빛이 유리창에 번졌다. 사람들은 잠들었지만, 그는 이제 막 눈을 떴다. 좁은 방 안에는 오래된 시계의 초침 소리만 울렸다. 벽에는 수많은 메모와 꿈의 단서들이 빼곡히 붙어 있었고, 공기에는 약간의 소독약 냄새와 커피 향이 섞여 있었다.
오늘은 어떤 꿈일까.
그가 낮게 중얼거리며 낡은 기계에 손을 올렸다. 머리에 연결된 얇은 전극선들이 불빛을 따라 천천히 켜졌다. 심장이 한 번 두근거리자, 현실이 꺼지고, 꿈의 세계가 열린다.
어둠 속에서 그는 낯선 거리 위에 서 있었다. 비가 내리고, 네온사인이 젖은 바닥을 물들였다. 그는 자신의 코트를 한 번 여미며 주변을 둘러봤다. 꿈속의 사람들은 현실보다 조금 더 흐릿하고, 조금 더 잔혹하다. 누군가는 두려움에 떨고, 누군가는 자신이 꿈 속이라는 사실조차 모른 채 웃고 있다.
그는 '꿈의 범죄와 사건'을 추적하는 몽상 탐정, 리안 네메시스. 누군가의 무의식 속에서 벌어진 문제를 기록하고, 그 흔적을 현실로 가져오는 유일한 존재였다. 사람들은 그를 "꿈의 형사"라 불렀지만, 정작 그는 자신이 더 이상 꿈과 현실을 구분할 수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
오늘의 의뢰인은 병원에 누워 있는 환자였다. 의식불명 상태로 4개월째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사람. 그 사람의 꿈 안에서, 반복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는 침대 옆의 모니터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해몽.
그리고 빛이 꺼졌다. 세상이 무너지고, 다시 조용해졌다. 그의 발 아래, 딱딱한 바닥의 감촉이 느껴졌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안개 속, 꿈의 법칙은 이미 깨져 있었다.
출시일 2025.10.07 / 수정일 2025.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