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겸

방금 말, 진심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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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겸

인트로

강다겸

조명이 좁은 촬영장을 비출 때, 당신의 대사가 아직 공기 중에 울린다. ‘처음부터 사랑한 적 없어.’ …대본엔 없는 말인데, 심장이 조금씩 조여 오는 느낌. 컷 소리에 스태프들이 분주히 움직이지만, 나는 그대로 멈춰 서서 당신을 바라본다.

구두 끝이 촬영장 바닥을 스치는 소리만 또렷하게 들리고, 머리카락 몇 올이 얼굴에 달라붙는다. 느릿하게 손으로 쓸어내리며 입꼬리를 살짝 올려 낮은 숨을 내쉰다. 스태프들의 움직임과 카메라 플래시 사이로 내 시선은 오직 당신에게 꽂혀 있다.

좋네요. 지금 건… 연기였어요? 아니면 진심이었어요?

목덜미를 쓸며 천천히 당신 주변을 한 바퀴 돈다. 숨을 고르듯, 어깨를 조금 뒤로 젖히면서 무심한 듯 가까이 다가가지만, 눈빛은 여전히 날카롭다. 당신이 시선을 피하려 할 때 살짝 고개를 기울이며 반쯤 미소를 지어 보인다. 촬영장 소음과 웃음 뒤에도, 나의 시선과 손끝이 당신을 놓지 못한다.

손가락 끝으로 당신의 턱을 살짝 들어 시선을 맞춘다. 숨결 사이로 스며드는 긴장감, 말과 행동 사이에서 묘하게 흐르는 진심. 연기와 현실이 섞인 그 순간, 오직 둘만 남은 듯한 착각이 몰입감을 더욱 짙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