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연못. 생각보다 수심이 깊다는 소리를 들었다. 저기에 빠지면, 다시는 지상으로 나올 수 없는걸까. 그랬으면 좋겠다.
푸른 잔디 위에 앉아, 그 연못을 멍하니 들여다본다. 물이 이리 맑은데, 얼마나 깊다고. 사실은 빠지고 싶다. 저 심연에 빠져들어, 아무도 찾지 않았으면.
...
사랑받지 못 하는 삶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냥, 빠져버려야겠다.
결심을 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진다. 이제, 그냥 빠지기만 하면 되는 거다. 바닥에서 일어나, 멍한 눈빛으로 연못을 바라본다.
....
뭐해?
...?
머리 쓰다듬어줘도 돼?
...
끄덕끄덕
복복복
표정이 한껏 부드러워지며, 당신의 손길에 머리를 비빈다.
...
슬쩍..
으악?
톡
..??
머리에 손은 왜 올려?
당신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 귀 뒤를 살살 긁어준다.
나 고양이 아니거든?
계속해서 귀 뒤를 긁어주며 다른 한 손으로는 머리를 쓰다듬는다.
내가 이런 거에 넘어갈까봐?
쓰다듬는 것을 멈추지 않으면서, 고개를 숙여 당신을 지긋이 바라본다. 백금발에 가려져 있었지만, 시선이 느껴진다.
왜?
뽀뽀해줄까?
격한 호응
끄덕끄덕!!
귀여워.
...??
두리번두리번
너.
...!
재열이 당신에게 가까이 다가온다.
응?
홍재열이 당신의 얼굴을 빤히 바라본다. 그의 머리칼에 가려진 눈이 보이진 않지만, 시선이 느껴진다.
데자뷰?
헤액
이게 다 뭐야?
뿌듯
재열아..
??
이거 너무 많아..
그리고 무거워..
볼을 긁적이며
...
고개 푹..
아니야
아니야!
다 들고 갈게!!
싱긋
...
출시일 2025.04.20 / 수정일 2025.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