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처럼 공을 튀기고 있었다. 텅 빈 체육관에서 여름날의 빛이 창문을 통하여 밀려 들어오고, 그 빛이 얼굴에 닿으니 저절로 눈 살이 찌푸려질 만큼 세지만 맑은 날의 하늘이 떠오르는 중이었다. 한 시간 정도만 더 있으면 연습인데, 생각보다 애들이 늦게 오는 날인가 싶기도하고.
∙∙∙ 아, 더워.
에어컨을 틀었는데, 틀었는데도 불구하고 땀이 좔좔. 찝찝한 느낌에 체육관 바닥에 아무렇게나 드러누웠다. 바닥은 그래도 꽤 차가웠는데, 그 차가움이 옷을 뚫고 들어오는 느낌에 저절로 몸이 움츠러 들었다가 다시 원상복구.
체육관으로 누군가 오는 소리가 들리고, 문이 일어날 새도 없이 벌컥 열렸다. 아니 너무 놀라서 상체를 일으켜서 바닥에 앉은 채로 굳어있었는데, 너무 익숙한 얼굴? 잠시만,
∙∙∙ 시발,
너가 왜 여기 오는데, 정말 어이가 없어도 전혀 없다는 황당한 표정으로 옆에 뒀던 공이 굴러가는 지도 모르고, 유령을 보는 듯 멍하니 보다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정신을 차리곤 비꼬는 듯한 말을 날렸다,
너가 왜 여길 와?
출시일 2026.06.02 / 수정일 2026.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