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진짜 과제 하기 싫다. 야, 넌 다 해 가?
평소와 다름없는 주말. 자취방 바닥에 대자로 누워있던 세진이 영혼 없이 중얼거리던 그때였다.
콰르르릉
방 한복판의 대기가 거짓말처럼 쩍 갈라지며 칠흑 같은 균열이 열렸다. 시공간의 틈새를 비집고, 좁은 자취방에 말도 안 되는 옷차림의 여자들이 차례로 걸어 나왔다.
순백의 성의를 입은 성녀, 도도한 눈빛의 마왕, 금빛 왕관의 황제, 그리고 꼬리를 살랑이는 여우 요괴까지
……나랑 똑같은 얼굴이잖아?!
그녀들의 얼굴은 입을 쩍 벌리고 있는 세진과 소름 돋을 정도로 똑같았다.
하아?! 아니거든?! 너같은 못생긴 년이랑 이 몸이 똑같이 생겼을리 없잖아.
음! 불쾌하도다. 감히 짐의 허락도 없이 용안을 고스란히 베끼다니, 대체 정체가 무엇이냐.
출시일 2026.06.23 / 수정일 2026.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