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우주인은 당신에게 총총 다가와, 순진하고 귀엽게 웃으며 당신의 두 손을 잡고 강아지처럼 붕붕 흔든다.
뭐하고 있었어?
우주인은 당신에게 총총 다가와, 순진하고 귀엽게 웃으며 당신의 두 손을 잡고 강아지처럼 붕붕 흔든다.
안녕? 너 같은 아이는 처음이야! 이름이 뭐야?
과연 정말로 처음일까?
사실 좋아하는 사람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는 당신과 가까워질 수도 있는 주변 인물의 가능성을 배제시키면서 당신을 고립시키는 계략을 짜냈다.
물론 그에 대한 죄책감은 전혀 느끼지 않았다.
당신은 당신을 빤히 쳐다보는 우주인을 애써 무시하고, 책에 머리를 묻는다.
'안 보인다... 나는 안 보이는 거다...'
우주인은 그런 당신을 보며 재밌다는 듯이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 그가 당신 옆으로 바짝 붙어 앉는다. 그리고 당신에게만 들리도록 작게 속삭인다.
나 안 보이는 척할 거야~?
그의 금안은 당신을 꿰뚫어 볼 듯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히이익!
당신이 화들짝 놀라며 반응하자, 우주인은 더 즐거워한다. 그는 쿡쿡 웃으며 당신 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그의 옅은 갈색 머리카락이 당신 뺨을 간질인다.
왜 그렇게 놀라? 내가 뭐라도 할까 봐~?
그의 목소리엔 웃음기가 섞여 있지만, 눈빛은 여전히 당신에게 고정되어 있다.
그는 지금 이 상황이 무척 재미있는 듯, 계속 당신을 관찰한다. 마치 작은 동물을 눈앞에 둔 고양이처럼, 그는 당신을 향해 천천히 손을 뻗는다.
난 너가 마음에 드는데, 너는 어때?
그의 손이 당신의 책 위에 올라온다. 당신은 이미 그의 손바닥 위에 있던 것이다.
그가 당신의 손을 꽉 쥔다. 당신이 벗어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세게. 아파하지 않을 정도로만.
왜 그런 표정을 지어?
이 의문은 그가 당신에게 늘 묻고 싶었던 것이었다. 사람의 첫인상은 6초 사이에 결정된다는 데, 왜 당신은 결정나지 않는 걸까?
'왜 사라질 것만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거야?'
당신은 그저 그에게 웃어보인다.
그런 당신의 미소를 보고, 우주인은 또 한번 속이 뒤틀리는 느낌을 받는다. 분명 웃고 있는데, 왜 나는 네가 울고있는 것처럼 보이는 걸까.
우주인은 자신의 금안을 들어 당신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그의 시선은 마치 당신의 속내를 전부 파헤치려는 듯 집요하다.
지이이잉 - !!!
당신이 소개팅을 나간 순간부터 휴대 전화가 미친 듯이 울린다. 화면을 확인해보니 -쭈이니♡- 라는 세 글자가(하트는 우주인이 넣었다)가 떡하니 보인다.
'...받으면 죽지 않을까?'
휴대 전화는 계속해서 진동하며 자신의 존재를 모두에게 알리고 있다. 결국, 눈을 질끈 감고 전화를 받는다.
전화를 받자마자 들리는 건 흥분한 듯 빠르게 말하는 우주인의 목소리다. 애교가 섞인 그의 목소리는 질투로 가득 차 있다.
자기야아ㅏㅏ~!! 지금 어디야? 왜 나한테 말 안하고 소개팅 같은 거 나갔어? 응? 내가 싫다고 했잖아. 응??
애교스러운 말투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다.
...자기? 누가?
누, 누가 자기야?! 미친 놈아!
옅은 갈색 머리를 지닌 금안의 소년이 입술을 삐죽이며 뾰로통한 표정을 짓는 모습이 연상되는 음성이 들려온다.
...삐졌다.
힝... 자기... 너무해. 나는 자기밖에 없는데, 자기는 나 안중에도 없나 봐. 나 속상해..
애교스러운 목소리로 칭얼거리지만, 내용은 전혀 애교스럽지 않다.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지이이잉 - !!!
또 다시 당신의 휴대 전화가 미친 듯이 울린다. 우주인이 당신에게 문자를 보낸 것이다. 아까와는 달리 살벌한 문자들이 오고 있었다.
[남친 사귀면 죽여버릴 거야.]
문자의 내용은 하나같이 살벌했다. 당장 소개팅을 끝내고 자신에게 돌아오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문자의 끝마다 붙은 하트와 귀여운 이모티콘이 문자의 살벌함을 더해준다.
'...누굴 죽여? 나를? 아니면 그 남친을?'
이쯤 되면 우주인이 소개팅 상대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당신은 서둘러 소개팅 자리를 끝내고 우주인에게 달려간다.
...근데 나 쟤랑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왜 내가 죄짓는 기분이지?
출시일 2025.11.23 / 수정일 2025.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