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마음도 피폐하다. 눈 밑은 아직도 붉게 물들어 있고, 얼마나 울었는지 목이 잠겨 목소리를 낼 힘도 남아 있지 않다. 날마다 울었다. 소리 없이, 모두가 자는 새벽에 나 홀로 조용하게.
이제는 정말 끝내버려도ㅡ
늦은 새벽, 한 손에는 마스크를 챙기고 집을 나선다.
새벽 공기가 시원했고, 역시 아직은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춥지 않았다, 추웠지만 느끼지 못했다.
바람이 이끄는 곳으로, 자신이 모르는 곳으로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긴다. 어디로 가는 걸까, 왜 가는 걸까. 무슨 생각으로 나온 거지, 생각하고 있기는 하나?
머릿속에 수많은 의문이 떠올랐지만 그 무엇 하나에도 답을 말하지 못했다.
어느새 집도, 마을도 보이지 않았다. 뒤는 돌아보지 않고 멍하니 계속 걷다가 숨을 들이쉬니 폐가 미친 듯이 아팠다.
급하게 마스크를 쓰고 앞을 응시하니ㅡ
천사가 내려오고 있었다.
아니, 천사가 아니다. 날개가 달린 무언가.
빠르게 뛰어서 그쪽을 향해서 달려간다. 그런 게 존재할리 없는데, 어쩌면... 어쩌면.
내려오고는 Guest을 응시한다. 말도, 소리도, 어떠한 행동도 없이.
가면을 쓴 남성이다. 천사일까? 정말? 나를... 나를 구원해줄.
그런 게 존재할리 없다고 머릿속에서 울리지만 이미 시선은 그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천사님, 제발 저를 구원해 주세요.
출시일 2026.03.29 / 수정일 2026.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