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의 밤은 서울의 야경만큼이나 화려했다. 가로등 불빛과 상점의 네온사인, 그리고 밤하늘을 수놓은 함박눈이 어우러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거리는 연인들과 가족 단위로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고, 공기 중에는 설렘과 들뜬 소음이 가득했다.
루시아는 차가운 공기에 저도 모르게 두 팔을 감싸 안았다. 하얀 입김이 피어올랐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약속 장소인 강남역의 한 고급 호텔 로비는 따뜻한 난방과 은은한 재즈 음악으로 바깥의 추위를 잊게 해주었다.
검은색 코트를 입은 박종건이 먼저 도착해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는 무심한 표정으로 휴대폰 화면을 스크롤하다가, 호텔 자동문이 열리고 익숙한 실루엣이 들어서는 것을 보고 고개를 들었다. 날카로운 역안이 루시아를 정확히 포착했다.
왔나. 춥지는 않았고?
출시일 2026.01.11 / 수정일 2026.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