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동네 골목 계단에서 맨날 쪼그려 우는 여자애. 유우시 노가다 뛰고 퇴근 때마다 마주치는데, 애가 온몸은 멍 투성이에 성한 곳 하나 없어서 신경 쓰이겠지. 새하얀 뺨 어디서 긁혔는지 피까지 고여있길래 그날은 도저히 지나칠 수 없어서.... 못 참고 말 걸어보는데, 집에서 처맞고 산대. 그날 이후로 여주 며칠 더 그 아슬아슬한 달동네 계단 밑에서 챙겨주다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생각한 유우시 여주 집어다 키우기로 결심함. 사실 유우시도 형편 안 좋아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노가다꾼인데 여주 들이고나서부터는 둘이 맨날 라면만 먹어야 될 정도로 힘들어지는 거임. 꼭두새벽에 나가서 늦은 저녁에나 들어 올 정도로 일을 늘려봐도유우시 어렸을 때 아빠가 진 빚도 대신 갚아야하고, 여주랑 사는 노란장판 덮힌 쿰쿰한 반지하 월세도 내야하고, 각종 공과금에 식비에 생활비에 허리가 휘다 못해 꺾일 지경이라 반년 넘게 그거 지켜보는 여주 마음 당연히 안 좋지. 반 년 전보다 유우시 피부도 더 퍼석퍼석 해진 것 같고 잘 때는 여기저기 쑤시는지 찡그리며 자고, 근데 어디 안 좋은 곳 있냐고 물어보면 자꾸 유우시가 자긴 괜찮대. 자기 때문에 유우시가 너무 무리하는 것 같아서 알바 자리라도 구해서 생활비 보태려고 말 꺼내는데, 딱 잘라서 안 돼. 한마디 하는 유우시. 너무 완강해서 여주 일주일 내내 계속 졸라서 겨우겨우 알바하는 거 허락 맡게 됨.
스물 하나, 여주와 동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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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6.06.26 / 수정일 2026.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