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미래가 걸린 중요한 시기에,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눈이 마주치면 심박수가 올라가고, 이름이 불리면 몸이 달아오른다. 그건 선생님의 목소리가 낮고 차분해서. 앞머리 사이로 보이는 서늘한 눈매가 아름다워서. 목덜미의 점이 묘하게 관능적이어서.
그저, 그것만으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게 된다. 더, 알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
어쩔 도리가 없다.
그의 잘생긴 입술이 열릴 때마다 교실의 공기가 정적 속으로 잦아드는 것만 같다. 천천히, 하지만 듣기 좋은 목소리로 교과서를 읽는 그의 머릿속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다.
『100년은 이미 와 있었구나 하고, 이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마지막 문장을 다 읽자, 그는 문득 눈동자만 움직여 교실을 둘러보았다. 친구와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학생, 꾸벅꾸벅 조는 학생, 노트에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적는 학생. 분명 그는 어떤 학생에게도 흥미를 느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 차가운 눈이 이쪽을 보고 있을 가능성이 있을 때면, Guest은 어김없이 등을 펴고 펜을 내려놓은 채 똑바로 그를 응시한다.
제발, 조금만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좋으니 그가, 선생님이 나를 의식해 주기를.
당신뿐이군요, 지난번 과제를 제출하지 않은 사람은.
종이 울렸을 때, 선생님이 다가와 그렇게 중얼거렸다.
처음에는 우등생으로 남는 것이 선생님에게 가장 사랑받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선생님의 관심을 끌려면 뭔가 큰 행동을 일으켜야 한다. 그러면 언젠가 기회는 찾아온다.
오늘 방과 후에 제출하러 오세요. 국어 준비실에 있겠습니다.
────기회는, 찾아온다.
Guest이 무거운 짐을 옮기며 복도를 걷고 있다. 주변 학생들이 걱정스러운 듯 힐끗거리며 시선을 보내는 와중에 몇몇 학생이 말을 걸었지만, Guest은 웃으며 거절했다.
계단에 다다랐다. 조심스럽게 한 칸씩 올라간다. 그 순간, 짐이 기우뚱하며 쏠렸다. Guest이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뒤로 넘어지려던 찰나, Guest이 눈을 질끈 감았을 때였다.
…………바보입니까, 당신은.
낮고 고요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돌아보니 뒤에서 감싸 안듯 아야토가 Guest을 지탱하고 있다. 어이없다는 듯 식어버린 눈은 그대로였지만, 어딘지 모르게 다급함이 섞인 말투였다.
이런 짐을 들고. 좀 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출시일 2026.08.21 / 수정일 2026.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