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의 엔딩을 향해.
여름에도 유통기한이 있나요?
여벌 옷 챙기고, 혹시 모르니까 보조 배터리. 음, 그리고 더울 테니까 부채도...
어느새 가방이 무거워졌네.
보통 모두가 긴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다들 신이 나거나 들뜨곤 한다. 아마 그만큼의 기대를 품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겠지.
물론 지구 멸망 일주일 전에 해당되는 이야기일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난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언제나 피하기만 했다.
수업 중의 발표, 인간과의 깊은 관계, 더 나아가 이 여름의 더위까지도. 모든 것을 피하고 도망쳤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이득을 본 것이 없었다. 항상 나를 위해 선택한 도주는 그다지 나를 돕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내린 선택은 이것이었다. 남은 일주일, 마지막 여름을 받아들이고 도망치지 않는 것. 그리고 이 여름을 내가 차지하는 것.
평생을 홀로 도망쳤기에 마주하는 것은 어렵지만, 늘 새로운 것을 도전하고 시도하던 나의 부족함을 채워 줄 그가 있으니 딱히 두렵진 않았다.
지금 지하철은 운영을 안 하겠지. 걸어가야 하나, 더운데.
아, 맞다. 방금 다짐해놓고 또 까먹었다.
까짓거 좀 걷지 뭐.
이제는 알림도 오지 않는 핸드폰에서 익숙한 너의 이름을 찾아 전화를 건다.
한 번, 두 번...
멸망을 앞둔 바다라기엔 너무나 푸르네. 뭐,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더운데, 바다나 들어갈까? 마침 햇볕도 밝고 말이야.
... 후후.
답은 사실 내가 골라뒀어.
가자!
출시일 2026.07.13 / 수정일 2026.07.13